# 1. 지난 2007년 6월 서울 강남에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오픈한 A씨. A씨는 보증금 1억 5000만원, 월세 550만원에 계약하고 권리금 5억원을 포함해 인테리어 및 시설에 총 12억원을 투자했다. 오픈 당시 하루 매출이 400~5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뚝뚝 떨어지면서 12월말 일매출이 120만원으로 하락하자 그는 점포를 내놓았다.
# 2. 강남구 논현동 신축 상가에 보증금 4400만원, 월세 33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의류 판매점을 운영해온 B씨도 매출 저조로 최근 점포를 내놨다. 권리금 3000만원에 매매의뢰를 해놓았지만 문의가 전무한 상태다.
경제침체 여파로 상가 매출이 큰폭으로 줄어들면서 점포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포매물 증가가 본격화 되면서 지난 한해 동안 매물로 나온 점포수는 전년대비 200%이상 늘었다. 올해도 경기침체 여파로 점포 매물이 잇따라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점포거래 1위 포털사이트 점포라인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1년동안 매물로 등록된 점포는 총 3만 9167건으로 2007년 1만 2452건 대비 214.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물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1층 다용도 점포로 조사됐다. 1층 다용도 점포는 2007년 474건이 매물로 나왔으나 2008년에는 3579건으로 655.06% 폭증했다.
그 다음은 패스트푸드 (307.40%), 오락.스포츠 업종(244.37%), 주류점 (221.74%), 커피.카페(220.65) 업종 순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 업종에 포함된 제과점의 경우 302건에서 1188건으로 293%, 오락.스포츠 업종의 PC방은 1521건에서 6858건으로 350%, 주류점 업종의 호프 주점은 562건에서 1651건으로 193% 증가했다.
점포에 대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권리금도 큰폭으로 떨어졌다.
권리금이 가장 많이 하락한 업종은 PC방, 헬스클럽 등이 포함된 오락.스포츠 종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업종의 2007년 권리금은 1억1620만원으로 타 업종과 비슷했지만 지난 해에는 22.38%(2600만원) 떨어지며 9000만원 선을 간신히 지켰다.
주류 판매 업종 권리금도 상당 부분 하락했다. 이 업종 점포의 2007년 권리금은 평균 1억1200만원이었으나 2008년 들어서 18.57%(2081만원) 떨어진 9121만원을 기록했다. 타 업종 대비 권리금이 높게 형성됐던 바(BAR)와 맥주 전문점의 권리금은 낙폭이 커지면서 1억 원 선을 지켜 내지 못했다.
다만 점포 매물 중 다수를 차지하는 음식점 점포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125.92%의 매물 증가세를 보였고 권리금도 11.18%(1287만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정대호 점포라인 컨텐츠운영팀 과장은 '지난해 하반기들어 점포 매물 등록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현재 유명상권에 진출해 있는 수입 고급차 브랜드 샵 등도 하나 둘 철수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점포시장 역시 전망이 밝지 못하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신규 창업수요가 감소한데다 금융권 대출이 축소되면서 이전에 비해 최소자본을 활요한 소규모 점포 임대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테이크아웃, 간이 도시락전문점, 인터넷을 활용한 1인 소호사업 등 실면적 16.5㎡( 17㎡)안팎의 소형 점포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