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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09-03-17 조회수 : 1255
딜레마의 근원, '1991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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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09-03-17 조회수 : 1255
딜레마의 근원, '1991년생'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성수기에 돌입한 대학가 상권이 때 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몸살의 이유는 다름아닌 09학번 신입생들. 1월과 2월 생은 한 학년 먼저 진학하게 하는 우리 나라의 독특한 관습 탓에 법적으로 술집 출입이 가능한 사람과 불가능한 사람이 대학 동기라는 울타리 안에 섞여 있는 것이다.


점주 입장에서는 분명 곤욕스러운 일이다. 91년 생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경우 술을 팔 수 없기 때문에 고객을 단체로 놓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 두 번 단체를 안받기 시작하면 한 학기 장사를 공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단체 손님을 받더라도 신분증을 요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경찰에 적발되는 미성년자 음주 적발 점포들 역시 이런 점을 들며 선처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그렇다고 신분증 검사를 지나쳤다가 경찰 단속에라도 걸리는 날이면 영업정지를 각오해야 한다. 새 학기 초반의 영업정지는 기간을 불문하고 해당 학기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


결국 실정법과 현실이 불협화음의 이중주를 이루며 점주를 딜레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성년자를 규정하는 기준이 당사자의 생일인지, 연 나이인지에 대한 혼선이 많아 신분증 검사를 하더라도 정확히 미성년자를 골라내기란 여간 쉽지 않다는 게 일선 점주들의 목소리다.


현재 청소년 보호법은 신분과 생일에 관계 없이 연 나이 19세 미만에 대해서는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있다(단 PC방은 18세 미만 청소년과 고등학생을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즉 1990년 12월 31일에 태어난 학생은 올해부터 술집에 드나들어도 법적으로 상관없다는 의미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21살 고등학생으로 출연했던 남자 주인공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경찰에 적발됐음에도 무사히 귀가한 일련의 장면 연출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이 같은 법 조항 때문. 물론 이 경우는 교칙을 위배한 것이므로 해당 학교에서 제재를 받을 수는 있다.


반면 1991년 1월 1일에 태어난 학생은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술집 출입이 금지된다. 함께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과의 맥주 한 잔도 1991년 생들에겐 최장 1년을 더 기다려야 누릴 수 있는 기쁨이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각 대학 학생회에서는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는 술집을 확보하는 데 급급하고 점주들은 그들대로 타산의 저울을 계속 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 모 대학 앞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신 모씨(31.남)은 “법적으로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대학생은 예외로 한다는 세부 조항을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씨는 “대학 상권이라는 것이 학기 동안 벌어서 방학 동안 까먹는 패턴인데 미성년자 단속이 무서워 단체를 계속 놓치고 있다”며 “경기도 안 좋은데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골치 아플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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