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이천에서 친구가 운영하던 이자카야 주점을 인수한 A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걸어온 것은 다름 아닌 가맹본부. 본부 측은 A씨에게 “가맹점주가 바뀌면 가맹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하므로 가맹비용으로 1000만원을 준비하라”고 했다.
가맹점을 인수하더라도 매월 로열티만 지불하면 되는 줄 알았던 A씨는 황당함과 분노를 지울 수 없었다. 창업을 위해 여기저기 돈 들어간 데가 많아 여유자금도 없었거니와 가맹점 본사에서는 가맹비용만 요구할 뿐 정작 지원해 준 게 없었기 때문.
A씨는 결국 가맹본부 측에 “가게 간판 떼어가라”고 일갈했다. 전 주인인 A씨의 친구도 “오픈하고 나서 본부에서 해준 게 하나도 없는데 가맹비용을 또 챙기겠다는 심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어이없어 했다.
그러나 결국 A씨는 전 주인이 가맹본사와 체결한 계약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맹비를 지급해야 했다고.
경기도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는 “보통 가맹점주가 바뀌면 가맹계약을 새로 하고 이에 따라 가맹비, 교육비, 물류보증금 등이 나가는 걸로 알고 있다”며 “새 점주가 가맹을 거부할 경우 간판은 물론 일부 인테리어 시설까지 철거해 버린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당수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 같은 규정을 가지고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더 큰 문제는 변변한 지원이나 신규 점주에 대한 배려는 소홀한 채 가맹비만 요구하는 일부 업체들이다.
서울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C씨 등 일선 점주들은 “이것 뿐만 아니라 가맹사업을 하다보면 본사만 배불리는 조항들이 많으므로 예비창업자들은 정보공개서를 꼼꼼히 잘 읽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점포라인 정대홍 과장은 “프랜차이즈를 통한 창업은 본사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이 많아 창업자들의 불만이 많다”며 “특히 외식업 쪽 창업을 고려할 경우 프랜차이즈보다는 독립점포가 수익성 면에서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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