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가 사실상 대유행 단계에 들어서면서 다중이용시설업에 종사하는 점주들의 고민이 증폭되고 있다.
3일 오전 질병관리본부는 신종플루의 재난단계를 '심각 단계'로 올리고 지자체들이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심각 단계는 국가전염병 재난 단계 중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PC방, 찜질방, 헬스클럽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다중이용점포가 신종플루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유행단계에 접어들어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다중이용점포에 드나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감염원과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중이용시설업에 종사하는 점주들은 매장에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다는 반응이다. 고객들에게 손을 씻도록 강요할 수 없는데다 언론에서는 연일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피하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강남에서 PC방을 운영 중인 김 모씨(45, 남)는 '신종플루 유행 후 매장 내 손소독기를 준비하고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매장 청소빈도를 3배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러나 수능 시험일이 임박함에 따라 주 이용객인 학생고객이 줄어든 마당에 신종플루를 염려한 일반 고객도 PC방을 찾지 않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헬스클럽이나 찜질방 등 기타 다중이용시설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 업소 내 샤워시설이나 탕을 이용할 때 호흡과 체액을 통해 감염될 우려가 높아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일선 점주들의 전언이다.
이같은 매출부진은 조만간 권리금 하락과 점포매각 부진현상 등 보다 심각한 단계로 접어들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은 신종플루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점포라인에 등록된 매물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신종플루가 유행하기 시작한 10월 5주의 전국 점포 권리금은 평균 10% 가량 내려 앉았다.
3일 오후 질병관리본부를 축으로 한 신종플루 재난대책이 나올 예정이고 이르면 4일에는 대책본부가 마련될 전망이지만 신종플루가 진압되고 매출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점주들의 자구책 마련이 절실하다.
점포라인 정대홍 과장은 '키보드나 마우스 등 점포 내 신종플루 감염원으로 의심되는 요소에 대해서는 철저히 차단하는 등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혹시라도 감염자가 나오게 되면 점포 이미지는 물론 추후 매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각별히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