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가산디지털단지역 상권은 패션과 아파트형 공장, 오피스가 공존하는 복합 상권이다. 특히 유명 의류 브랜드의 아울렛 매장들이 밀집해 있는 남서부의 대표적인 패션 메카로 불린다.
2001년 마리오아울렛이 들어선 뒤 W몰, 패션아일랜드와 같은 대규모 아울렛 쇼핑몰이 속속 생기면서 상권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는 추세다. 평일에는 10만명, 주말에는 20만명이 이 곳을 찾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의류 아울렛 상권만으로 보면 서울 문정동과 건대입구 로데오 일대보다 규모가 큰 편이다. 또 동대문과 명동 의류 상권과 같이 외국인 쇼핑 관광객들의 발길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매우 밝다.
이 가운데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금천패션타운이다. 총 면적 39만3388㎡에 500여개 매장이 몰려 있는 핵심 상권으로 마리오아울렛1관, W몰 등이 밀집해 있는 '사거리'가 그 중심이다. 또 인근에 위치한 공단오거리 방향 대로변에는 남성 정장매장과 스포츠ㆍ캐쥬얼 의류 등 다양한 브랜드의 로드숍이 입점해 있다.
◆ 유동층 다양하고 실구매 고객 많아= 금천패션타운이 위치한 곳은 이 일대 산업경제를 이끌었던 섬유ㆍ봉제 공장들을 기반으로 성장한 상권이다. 특히 의류 제조업체가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영 체제로 운영하는 매장이 대부분이어서, 유명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항상 장사진을 이룬다.
금천패션타운은 가족단위 고객은 물론 10~20대 젊은층 등 유동인구가 다양하다. 특히 대부분이 실구매 고객이라는 게 장점이다. 다만 예비창업자의 경우 의류 매장이 유행에 민감하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의류매장 창업의 성패는 일반적으로 입지와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예비창업자는 유행에 맞춰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 때에 공급해야 창업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 곳에서 스포츠 브랜드 의류 매장을 운영중인 박모(27)씨는 "최근 의류를 아이템으로 한 대형 쇼핑몰과 인터넷 쇼핑몰이 더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행에 앞선 점포 운영 및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산업단지 상주인구로 일정수준 매출 보장= 금천패션타운은 의류매장 이외에는 다른 집적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주점, 당구장, 노래방 등 유흥ㆍ놀이시설의 경우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만 소규모로 형성돼 있다. 대형 상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장품 가게, 프랜차이즈 카페, 제과점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이들 업종에 대한 창업도 고려해볼 만하다.
금천패션타운 외에 가산디지털단지역 상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고층의 아파트형 공장들이 밀집한 상권이다. 이곳에는 산업단지 상주인구를 고객으로 하는 점포들이 주로 1~2층에 입점해 있다.
대부분 일반음식점, 테이크아웃점, 편의점, 문구점 등으로 기존 상주인구 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매출이 가능해 예비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다만 대부분 직장인을 상대로 한 점포들이기 때문에 주말 매출이 부진하다는 단점이 있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아파트형 공장 상주인구 뿐 아니라 금천패션타운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만한 모객요소를 창출해야 한다"며 "유동인구의 성별ㆍ연령ㆍ특징을 정확히 파악해 영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성장가능성 높은 금천구 내 위치= 가산디지털단지역 상권이 속해 있는 금천구는 서울 25개구 가운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점포창업 및 거래 전문회사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금천구는 의류점과 바(Bar), 스크린골프방 등의 권리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 147㎡ 매장을 기준으로 권리금은 의류점이 2억원대로 가장 높은 편이다. 바(Bar)와 스크린골프방은 각각 1억8000만원과 1억7000만원 수준이다. 퓨전주점(1억4800만원), 고깃집(9360만원), 한식점(8912만원) 등도 높게 나타났다.
보증금의 경우 의류점이 1억원 수준이다. 고깃집(5525만원), 생맥주집(5500만원), 퓨전주점(4600만원)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월세는 의류점(380만원), 스크린골프방(316만원), 퓨전주점(279만원), 한식점(260만원), 고깃집(239만원) 등의 순이었다.
금천구의 점포 권리금과 매매가는 매우 낮은 편이다. 그만큼 권리금이 높게 형성돼 있는 강남구와 종로구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점포를 싸게 구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예비창업자의 경우 자신에게 적합한 업종을 잘 선택한다면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정대홍 점포라인 팀장은 "가산디지털단지역 상권의 아파트형 공장 상가의 경우 하나의 업종으로 독점적인 영업이 가능해 상가를 직접 분양받아 창업하는 사례가 많다"며 "다만 독점 후 이웃 상가 동종업소 등 경쟁점에 비해 서비스가 부실해질 경우 고객이탈현상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