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1997년 서울시 최초 관광특구로 지정된 서울 이태원동 상권은 매일 수많은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서로 어울려 장사진을 이루는 곳이다.
이 곳은 쇼핑과 유흥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상권으로, 내국인보다 외국인을 겨냥한 아이템들이 많은 편이다. 대형 사이즈 의류신발 전문점과 세계 각국의 전통 모습을 담은 음식점 및 카페, 간단하게 맥주를 즐기면서 춤을 출 수 있는 클럽을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상권은 이태원 사거리에서부터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방향으로 이어지는 거리에 형성돼 있다. 크게는 해밀턴호텔 방향과 이태원로 방향을 기준으로 상권을 나눌 수 있다. 해밀턴호텔을 기준으로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방향에는 의류와 액세서리 매장 등 패션 관련 점포가 많다. 노점 역시 대부분 기념품과 액세서리를 판매한다. 또 한강진역 방향으로는 주로 이국적인 분위기의 음식점과 카페 등이 형성돼 있다. 특히 각 국가별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외국인 입맛을 사로 잡아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을 기준으로 점포 업종을 살펴보면, 1번 출구는 기념품 판매점, 패스트푸드점, 의류전문점 등이 많다. 또 2번 출구는 외국 전통 음식점과 보세의류전문점 등이 즐비해 있고, 3번 출구는 퓨전음식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4번 출구의 경우 클럽, 바(Bar)가 많은 곳으로 야간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곳이다.
이태원 소방서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황윤혜(여ㆍ40)씨는 "이태원 상권의 유동인구는 10~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형성돼 있다"며 "이국적인 밤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늦은 새벽까지도 유동인구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일본, 중국에서 온 동양인보다 미국, 영국 등 서양에서 온 관광객들과 현지 거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외국인을 상대로 한 외식업이 강세로, 예비창업자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
정대홍 점포라인 팀장은 "이태원 상권에서 외식업을 창업할 때는 다른 상권과는 차별화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며 "해외 전통 요리에 한국적인 독특한 식문화를 접목시킨 퓨전 음식점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비창업자의 경우 보다 쉽고 안정적으로 음식점을 운영하려면 외국인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창업하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 제과점ㆍPC방 매매가 가장 높아= 점포창업 및 거래 전문회사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이태원 일대 주요 업종별 점포시세(평균 107㎡ 매장 기준)는 매매가의 경우 제과점이 2억4333만원으로 가장 높다. 이어 PC방(1억5256만원), 바(1억1500만원), 횟집(1억1040만원), 퓨전주점(1억500만원) 등의 순이었다.
권리금도 역시 제과점이 1억9166만원으로 가장 높다. PC방(1억2756만원), 바(8750만원), 횟집(8600만원), 퓨전주점(8500만원), 미용실(6228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월세는 제과점(240만원)과 퓨전주점(200만원), 바(200만원)가 상위권에 속했다. 그 외 미용실과 횟집, 맥주집, 한식점 등은 155만~165만원 수준이었다.
용산구 일대는 다양한 개발 호재로 부동산 수요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한강르네상스계획, 한남뉴타운 등을 통해 향후 서울 강남 상권을 넘어서는 매력적인 복합상권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이태원 상권이 속해 있는 이태원과 보광동 일대는 한남뉴타운에 속해 있어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이태원 상권이 새로 개발되면 관광특구라는 기존 장점에 상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유동인구도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예비창업자는 상권이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불필요한 손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