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점포 보증금이 평균 335만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과 달리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전반적인 점포 임차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올 상반기 들어 자사에 매물로 등록된 서울소재 점포 중 주소 정보가 입력된 점포 4,794개의 임차보증금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소재 점포들의 올 2분기 평균 보증금은 4,77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5,106만원에서 335만원(6.56%) 하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져오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서울 소재의 점포 보증금은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계속 떨어진 끝에 지난해 2분기 4,285만원으로 바닥을 쳤고 지난해 3분기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3개 분기 연속 상승하던 중이었다.
이와 같은 보증금 하락세는 점포의 주요 임차수요인 자영업자들이 내수경기 침체로 창업 계획을 미루면서 점포 임대시장이 썰렁해졌기 때문. 즉 실질적인 점포 임차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점포를 임차한다 해도 대부분 수익성이 검증된 핵심 상권으로만 수요가 몰리고 있어 이를 제외한 동네 상권 등지에서는 임대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점포 소유주들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25개 구별 보증금 변동 추이를 보면 1분기 대비 보증금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은평구였다. 은평구 소재 점포들의 평균 보증금은 5,223만원에서 3,804만원으로 1,419만원(27.17%)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양천구 소재 점포들의 보증금이 4,714만원에서 3,450만원으로 1,264만원(26.81%), 관악구 점포 보증금이 5,661만원에서 4,423만원으로 1,238만원(21.87%), 도봉구 점포 보증금이 4,315만원에서 3,115만원으로 1,200만원(27.81%) 각각 내렸다.
이처럼 점포 보증금이 떨어진 곳은 25개 구 중 70%가 넘는 18개 구에 달했다. 보증금이 오른 곳은 동작구, 서대문구, 동대문구, 용산구 등 7개 구에 그쳤다.
동작구가 1분기 4,632만원에서 5,828만원으로 1,196만원(25.82%) 올라 증가액 수위를 차지했다. 동작구 보증금이 오른 것은 관내에 위치한 노량진 상권과 사당역 상권에 대한 임차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1분기 167건이던 점포매물이 2분기 68건으로 감소하는 등 임대 적체가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서대문구가 4,992만원에서 6,006만원으로 1,084만원(22.02%), 동대문구가 3,050만원에서 3,772만원으로 722만원(23.6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임대 사정이 좋지 않아 보증금이 내렸지만 영업 상태가 좋아 권리금이 오른 지역은 성북구, 강남구, 마포구, 영등포구 등 4곳에 불과했고 보증금과 권리금이 모두 오른 지역은 중랑구, 서대문구, 동대문구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대홍 팀장은 “1분기 들어 올라간 점포시세가 2분기 들어서자마자 계속 떨어져 지난해 수준으로 회귀한 모양새”라며 “올 하반기에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점포가 아니면 거래가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세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