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설렁탕과 모 창업컨설팅 회사가 수백억원대 사기로 업계를 뒤흔든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디자이너 故 앙드레김의 주얼리 브랜드 프랜차이즈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사업을 위해 투자한 60여명의 투자자들은 127억원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경제는 '앙드레김 주얼리' 프랜차이즈가 유사수신행위를 통해 가맹점을 모집했다가 투자원금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떨어져 투자자들이 프랜차이즈 대표 강모씨를 검찰과 경찰에 고소 및 고발조치했다고 27일 단독 보도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강 씨는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가맹점 출점과 투자금 명목으로 주부, 금융인, 대학교수 등 60여명으로부터 127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 번 사건에서도 지적됐지만, 수익을 보장하며 투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금융위원회 인가를 득한 금융기관만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강 씨와 창업컨설팅사는 가맹점을 낼 때 가맹점주들로에게 직접 운영할지 아니면 위탁운영을 할지 양자택일하도록 했다. 직접 운영은 말 그대로 점주가 투자와 운영을 모두 하는 방식으로, 본사는 점주에게 물건을 주고 여기에 이익을 붙여 팔아 매출을 올리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가맹점 방식이다.
여기서 문제가 된 부분은 위탁방식이었다. 이는 점주가 투자금만을 넣어놓고 매장의 운영과 관리는 본사가 하는 방식이었다. 투자금의 3%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달 돌려주는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점주들이 소개받은 뒤 업체를 믿고 이 방식을 택했다.
매장당 투자된 비용은 5억~6억원에 달했지만 강 씨와 투자컨설팅업체는 ‘매달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장담하겠다’, ‘원금을 몇 년 안에 회수 받을 수 있다’, '지역마다 매장을 많이 내지 않으니 서둘러야 한다' 등의 말로 투자를 권했다. 투자자 중에는 20억원까지 투자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금값이 치솟고 매출이 떨어지면서 사업이 부진한데다 중간에 이자 형식으로 받기로 한 수익금 지급도 원활치 못했다. 파국이 찾아오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
결국 투자자들은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강씨는 이를 돌려주지 않았다. 제품 생산비와 마케팅비로 160억원을 썼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강 씨는 '나도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창업컨설팅업체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며 '지난 8월 고인이 돌아가시고 금값이 올라가며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씨는 '투자금 127억원에 본인의 자금 4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며 사기나 횡령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업계는 이번 사례가 현재 창업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른바 '확정수익'이라는 미끼에 걸려든 것이다. 확정수익은 매출이나 경기상황과 관계없이 투자금액에 비례한 일정 수익금이 완벽하게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사실 이런 것은 세상에 없다.
창업을 해도 80% 이상이 1년을 못 버티고 폐업하는 현실에서 종자돈을 모았다 하더라도 선뜻 창업에 나서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 기업이 아닌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창업은 대부분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실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창업시장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계속 고착화되고 있어서 창업 수요도 예전같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투자를 통한 수익 확보도 쉽지 않은 만큼 투자 결정 전에 신중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