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가 실질적인 불경기로 들어선 가운데 자영업계에서도 불경기에 강한 업종들이 대세로 떠오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권리금 등락 현황을 보면 올 3분기에는 주요 고객층, 트렌드, 소비패턴 등 모든 부분에서 불경기의 징후가 명징하게 포착됐고 이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고객 측면에서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선호하는 업종의 권리금이 올랐고, 소비패턴 측면에서 볼 때는 불경기가 되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갑을 닫는 외식업종 권리금이 떨어졌다. 또 트렌드 측면에서는 업종을 불문하고 인지도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들은 자영업계가 이미 불경기에 들어섰고 생존을 위한 체제로 전환했음을 알려주는 지표다. 이에 점포라인은 예비 자영업자들이 창업전략 수립 시 참고할 수 있도록 22개 주요 업종의 권리금 등락 현황과 분석 내용을 소개한다.
올 3분기 들어 권리금이 떨어진 업종은 전체 22개 중 14개에 달했다.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가 나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중 권리금이 가장 많이 떨어진 업종은 스크린골프방이었다. 스크린골프방의 평균 권리금은 2억7856만원에서 2억2984만원으로 4872만원(17.49%) 하락했다. 1분기(2억9141만원)에 비하면 6157만원(21.13%) 떨어진 것이다.
스크린골프방은 지난 2008년 이후 불황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던 업종. 그러나 주요 고객이던 직장인과 기업의 접대 수요가 불경기로 인해 줄어든 것이 권리금 하락 이유로 지목된다. 타 업종 대비 월등한 초기비용 부담도 창업 수요를 줄인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음으로 권리금이 많이 떨어진 업종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 권리금이 떨어진 것은 무더위와 유난히 길었던 장마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주요 소비층을 커피전문점에 빼앗겼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이어 퓨전주점 권리금이 1억2979만원에서 8435만원으로 4544만원(35.01%), 고깃집 권리금이 1억5341만원에서 1억2813만원으로 2528만원(16.48%) 각각 내렸다. 불경기로 접어들면 음주와 외식이 줄어드는 소비패턴이 그대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헬스클럽 권리금이 1억3589만원에서 1억1098만원으로 2491만원(18.33%)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또다시 건강보다 생존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불경기가 되면 일반적으로 창업을 자제하라고 권장하지만 명확한 철학과 전략이 있다면 다르다”며 “자영업자 수가 500만명 중반대로 이전보다 적고 소비자의 욕구 역시 일목요연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는 스마트한 창업계획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환 대표는 “창업 시장이 자본 규모에 따라 양극화된 상태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창업이 힘든 소자본 창업자는 상대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적어진다는 게 상식”이라며 “그러나 프랜차이즈 못잖은 탄탄한 개인 점포를 인수하면 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발전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