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메카로서 서울의 주요 상권으로 꼽히는 높은 홍대 상권이 흔들리고 있다.
홍익대 일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특수 이후 젊은 문화를 상징하며 급성장한 상권으로 커피·음악·사진으로 대변되는 젊은 문화 메카로 자리 잡아, 인근 신촌을 제치고 서울 서북부 최대 상권으로 발돋움했다.
이에 홍대 상권은 자영업 중심의 창업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점포 품귀 현상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더불어 홍대 인근의 주택을 빌리거나 매입해 개조한 점포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등 홍대 상권 내 권리금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그래도 점포가 부족해 현재는 상수역과 합정역 방면으로 상권 영역 자체가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멈추지 않는 성장세를 보이던 홍대 상권에 빨간 불이 커졌다는 주장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23일 점포매매 관련업체 점포라인이 홍대·명동·대학로·강남역·신림·건대입구 등 서울의 유력한 6대 상권 점포매물 1065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홍대 상권만 연평균 점포 권리금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홍대 상권의 하락으로 홍대 특유의 젊음 활기에 대한 회복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설명: 홍대 거리에서 진행된 게릴라 공연 |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홍대 상권 점포(287개, 평균면적 135.53㎡) 평균 권리금은 1억3531만원으로 6대 상권 중 명동 다음으로 높았으나, 올해(124개, 평균면적 122.31㎡)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보다 5.56%(752만원) 떨어진 1억2779만원으로 홍대 상권의 연평균 점포 권리금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08년 이후 3년 만이다.
반대로 권리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림 상권으로 이곳은 지난해 점포(490개, 122.31㎡) 권리금이 8651만원에 불과했으나 올해(점포 282개, 평균면적 125.62㎡) 들어 23.16%(2004만원) 오르며 1억 원 고지를 넘어섰다.
이어 권리금 증가율이 높은 곳은 대학로 상권으로 이 곳 점포 권리금은 지난해 1억1269만원에서 15.84%(1785만원) 오른 1억3054만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명동 상권이1억5094만원에서 1억6973만원으로 12.45%, 건대입구가 5.69%, 강남역 상권이 1.2% 각각 올랐다.
이처럼 홍대를 제외한 다른 5대 상권은 올해 창업자 증가를 호재 삼아 전반적인 내수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 홍대 일대 점포들의 권리금 하락이 상권으로서 경쟁력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홍대 권리금이 떨어진 가운데 신림과 대학로 상권이 권리금 증가율 1, 2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홍대 상권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신림과 대학로가 각각의 강점을 근거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도 설득을 얻고 있다.
상권 전문가들은 홍대 상권이 발달할 수 있었던 주요인으로 이웃한 신촌보다 저렴한 임대료와 문화 메카로서의 입지였으나 상권 위상이 계속 높아지면서 임대료는 신촌을 뛰어넘은 지 오래됐고, 문화 메카로서의 위상도 상권을 점령한 상혼에 젖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반면 신림은 6대 상권 중에서도 임대료 수준이 가장 낮아 부담이 덜하다는 점에서, 대학로는 소극장 연극의 메카라는 오래된 문화적 색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어 홍대 대신 이 곳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각각 홍대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상가 부동산 관계자는 “신림 상권은 유동인구량이 적지 않으면서도 임대료가 저렴해 이를 선호하는 소자본 자영업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대학로는 문화소비를 선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해 1~2억 원대 자금을 가진 자영업자 선호도가 꾸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홍대 상권은 저렴한 임대료와 문화코드라는 두 가지 경쟁력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하고 “기존의 위상은 유지되겠지만 비교우위를 지닌 경쟁력이 사라진 만큼 자영업자들의 신규 유입이 얼마나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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