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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2-02-06 조회수 : 2898
잇따른 교통 호재… 수원역 상권 권리금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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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2-02-06 조회수 : 2898
잇따른 교통 호재… 수원역 상권 권리금 2배로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광장. 영하 8도의 강추위에도 수원역과 인천역을 연결하는 복선전철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대형 크레인이 높이 선 공사현장에는 철근 등 수북이 쌓인 건설 자재 사이로 근로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공사장 근처엔 쉴 새 없이 오가는 버스와 택시에서 승객들이 쏟아져나와 수원역이나 주변 상가 골목으로 흩어졌다.

잇따른 '교통 호재'로 수원역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2013년 말에는 서울 왕십리와 수원을 잇는 지하철 분당선, 현재 역 앞에서 공사가 한창인 수인선 복선전철은 2015년 말 개통한다. 2016년에는 서울 강남역과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로 이어지는 신분당선도 들어선다. 2010년부터 KTX가 수원역에 정차하기 시작한 데 이어, KTX 출발역으로 바꾼다는 계획도 나온 상태다.

하루 최대 20만명인 수원역 유동인구는 4~5년 뒤에는 3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과 인천은 물론 안산·화성·시흥 등 경기도 주민들의 이동이 한층 편해진다. 수원이 명실상부한 경기 남부권의 최대 교통 요충지로 부상하는 것이어서 지역 상인들의 기대감은 최고에 달한 상태다. 수원역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5)씨는 "아무리 불경기라고 하지만 적어도 기차나 전철을 타기 전에 들르는 손님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복선전철 개통만 손꼽아 기다리는 상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가장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되는 상권 중 하나는 수원역 맞은편에 음식점·커피숍·노래방 등이 포진한 '테마거리'다. 수원에 거주하는 10~30대뿐만 아니라 서울이나 오산·안양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원역에서 경기 남부권 대학으로 통학하는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모(55)씨는 "몇 년간 불경기라 임대료 맞추기도 빠듯해 다른 지역으로 가게를 옮길까도 생각했지만, 역세권 개발이 빨라지고 있어 조금 더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이런 기대감은 점포 권리금에도 반영되고 있다. 상가정보업체 '점포라인'에 따르면, 수원역 인근 점포의 3.3㎡당 평균 권리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125만원이던 것이 작년 말 257만원 선까지 올랐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수원역이 인근 주요 도시를 모두 아우르는 교통편을 갖추게 되면 이 지역 상권이 인근 지역의 소비 수요를 빨아들이는 '중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수원역전시장이나 매산시장 등의 영세 상인들도 수원에서 인근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역세권 수혜를 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수원역전시장 한선희(62)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은 인근의 대형 쇼핑몰과 수요층이 다르기 때문에 교통편이 탄탄해지면서 상권 부피가 커지면 전통시장도 좋은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원역 인근 상인들의 표정은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수원역이 교통의 요지로 떠오르면서 롯데자산개발이 수원역 인근에 백화점·대형마트·쇼핑몰·영화관 등을 갖춘 연면적 21만㎡ 규모의 롯데몰을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수원 지역 대표 백화점으로 군림한 애경의 AK플라자도 2014년 완공 예정으로 수원역과 연결된 연면적 8만6000㎡ 규모의 쇼핑몰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두 대형 쇼핑몰이 문을 열면 수원역 주변의 중저가 의류매장이나 액세서리 가게 등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원역 지하도상가 이의종 상인회장은 "역세권 개발로 대형 유통업체만 배를 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며 "업종 제한을 통해 기존 상권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상인회 차원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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