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닌 테마를 갖춘 상가가 늘어나고 있다.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휴식·오락·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 이른바 ‘몰링(Malling)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쇼핑뿐 아니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테마형 스트리트 상가’ 공급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카페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정자동 카페거리, 삼청동길에 있는 상가들은 공통점이 있다. 데이트 장소와 문화공간을 겸비한 가게들이 입주해 있는 저층 건물들이 길을 따라 이어져 있는 ‘테마형 스트리트(연도) 상가’라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는 지역 중심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분당에서 일찍 상권이 형성된 서현역·미금역 일대에 대형 상가가 몰려 있는 모습과 다르다. 약 150m 길이에 늘어선 테라스형 카페와 음식점들을 볼 수 있다.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 상권도 테마형 스트리트 상가다. 이국적 분위기의 카페, 퓨전스타일 음식점, 인테리어·가구 상점들이 골목길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쇼핑장소를 넘어 명물거리가 됐다.
부동산 투자자들도 테마형 스트리트 상가의 증가세를 환영한다. 고층 상가와 달리 층수가 낮아 고객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보행자가 많이 오가는 1~2차로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저층 상가는 고객의 눈에 금방 띄므로 광고 효과도 크다.
테마형 스트리트 상가가 거래도 활발하고 권리금과 월세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정보 전문업체인 점포라인이 지난 1~3월 분당의 대표적인 상권인 정자동과 서현동을 분석한 결과 정자동 상가의 경우 3.3㎡ 기준 보증금은 123만원, 월세는 7만9000원선 권리금은 240만원으로 조사됐다. 서현동은 3.3㎡ 기준 보증금 92만원, 월세 5만3000원, 권리금 165만원이었다. 서현동보다 정자동의 상가 임대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는 ·것이다. 점포라인 관계자는 “주상복합이 밀집한 테마형 스트리트 상가에 고객이 몰리면서 정자동 상권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은 테마형 스트리트 상가의 공급을 늘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광교신도시에 지은 복합단지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스트리트형 상가 ‘광교 월드스퀘어’를 분양 중이다. 파리 샹젤리제와 이탈리아 시에나 캄포 광장을 모델로 삼아 180m 길이에 유럽풍 점포 224개를 조성할 예정이다.
조경시설과 테라스가 있는 카페 등이 들어서는 가로수길, 벽천을 설치한 음악분수길을 포함해 모두 5가지 테마거리가 있다. 특히 이 거리들은 중앙에 조성된 시계탑 광장과 연결된다. 이 광장에는 야외공연과 전시회·오픈마켓 같은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는 이벤트존, 바닥분수가 설치된 엔터테인먼트존, 휴게공간인 릴렉스존 등이 있다.
한라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원마운트 쇼핑몰’은 대지면적 약 4만8000m², 연면적 15만2393m²에 이르는 복합단지다. 내부에 워터파크와 스노파크를 갖췄다. 현재 H&M, ZARA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 계약을 완료했다. 많은 국내외 유명 법인 브랜드와 개인사업자가 입점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엠코가 서울시 중랑구 상봉동에 조성하는 ‘상봉 엠코 이노시티’는 약 316m 길이에 이르는 테마형 스트리트 복합시설이다. 인근 상봉역 일대에는 문화센터와 소극장·전시관·도서관·멀티플렉스·키즈파크 등 13곳 2만6410㎡ 규모의 문화복지시설이 건립된다. 앞으로 망우역·상봉역에는 대규모 광장이 생길 예정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소비자의 체류시간이 긴 복합단지 상가가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상업시설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투자에 앞서 운영주체와 시공사의 관리능력과 책임감·신뢰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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