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이 자영업자 보다 건물주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불려주고 있어 창업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올 하반기 들어 보증금과 월세는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권리금은 전반기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진 것.
29일 점포라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도권 커피전문점 보증금과 월세는 3.3㎡당 251만원, 13만8000원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커피전문점 점포의 보증금은 2009년 하반기 3.3㎡당 166만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200만원 초중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올 하반기 들어 250만원 선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올 상반기 집계된 233만원에 비해 7.51%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저점을 찍은 2009년 하반기에 비해서는 51.42% 증가한 금액이다.
월세 역시 2009년 하반기 8만원으로 가장 낮았지만 꾸준히 오른 끝에 올 하반기 들어서는 13만원 후반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기록한 12만5000원에 비하면 10.46%, 2009년 하반기에 비해서는 73.05% 올랐다.
보증금과 월세가 5년도 채 안 돼 50~70%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점포 매출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권리금은 오히려 하락했다.
수도권 소재 커피전문점 권리금은 2008년 하반기 당시 점포면적 3.3㎡당 384만원을 기록한 후 커피 소비인구의 증가와 창업 열기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1년 하반기에는 역대 최고치인 3.3㎡당 579만원을 기록했고 무더위가 일찍 시작된 올 상반기에도 578만원의 3.3㎡당 권리금을 기록했다.
반면, 커피전문점 권리금은 올 하반기 들어 상반기 대비 12.89% 내린 504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단순 계산으로 99㎡의 커피전문점이 있다고 가정할 때, 하반기 들어 권리금이 2200만원 이상 하락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커피전문점에 대해 “자영업자보다 건물주가 선호하는 업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커피전문점 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인 외국계 브랜드 S사는 가맹점을 모집하지 않고 건물주와 직접 협상을 통해 점포를 늘리는 방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피전문점은 그 자체가 유력한 인구유입 시설이기 때문에 건물 내 다른 점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여기에 보증금과 월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건물주에게는 수익성면에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포라인의 분석이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커피전문점은 입지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 업종인데다 최근에는 매장의 대형화 경향이 뚜렷해 1억 미만 소액으로 창업하기가 쉽지 않은 아이템”이라며 “이미 일각에서는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는 만큼 큰돈을 들여 창업할 가치가 있는지를 재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커피전문점은 매출이 비교적 명확히 체크되는 업종이기 때문에 매출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된 기존 점포를 인수하는 것이 창업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