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존 대형마트에 이어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중소 슈퍼마켓에서도 술을 사기가 어려워진다. 청소년 음주를 예방하겠다는 목적에서 진행되는 사안이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있고 성인 고객의 불편도 발생할 전망이어서 점주들에게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서울시는 ‘12년 전국 최초로 서울시내 70개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주류 접근 최소화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적용한데 이어, 이번에는 서울시내 기업형슈퍼마켓과 편의점 업체와 함께「기업형슈퍼마켓(SSM)·편의점 주류 접근 최소화 가이드라인」을 제정, 3월부터 적용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상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 에브리데이 ▲농협 하나로마트 ▲롯데슈퍼 ▲GS슈퍼 5개 기업형슈퍼마켓(SSM) 총 322곳과 ▲세븐일레븐 ▲GS25 ▲CU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 5개 편의점 총 5278곳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술을 파는 슈퍼나 점포에서는 계산대 등 출입구 근처엔 주류 배치를 피하고, 매장 내 주류 박스 진열을 금지하되 부득이 창고가 협소해 매장 내에 박스를 놓게 될 경우엔 판매 목적이 아님을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 설날과 추석 명절을 제외하고는 주류진열장 외에 별도 매대 설치도 금지된다.
또 판촉을 위한 전단지 배포와 끼워팔기를 금지하고, 연예인 등 유명인의 모습이 들어가 있는 주류 광고는 매장에서 볼 수 없게 된다. 신분증을 통한 연령 확인을 철저히 하도록 하고, 이제까지 형식적으로 표기했던 청소년 주류(담배) 판매금지 안내 문구도 주류 진열대 및 모든 계산대 등에서 눈에 잘 띄도록 부착한다.
특히 편의점은 청소년 접근이 쉽고 이용률 또한 높은 점을 고려해 주류 구매자의 연령을 신분증을 통해 확인하도록 하고 미지참시 판매를 금지하도록 했다. 또 잦은 직원 교체와 파트타이머 근무자를 고려해 편의점 가맹사업자와 점포경영지도원이 주 1회 이상 관련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등 청소년 보호에 각별히 신경쓰도록 했다.
주류진열방법에 있어선 충동적인 주류 구입을 예방하기 위해 계산대 등 출입구 근처에는 주류가 위치하지 않게 배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자영업계에서는 쥐 잡으려다 독 깨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미 신분증 검사 절차가 보편화 돼 있어 청소년의 주류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시점에서 주류진열 위치까지 바꾸자는 것은 이중규제에 해당할 수 있는 것. 또 진열 위치를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성인고객의 불편을 유발할 수 있어 이에 따른 매출 감소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점포라인 관계자는 "가이드 진행 목적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을 가질 수 없는 사안이지만 점주들의 영업 편의성에 대한 배려 역시 필요하다"며 "시행 후 보완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