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뉴스) 김남지 기자 = 서울 소재 점포의 최근 1년 간 평균 월세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영업자 간 점포거래소 점포라인이 2008년 11월부터 올해 10월 말(29일 기준)까지 자사DB에 매물로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 10만735개를 연도별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소재 점포의 최근 1년 간(2013년 11월 ~ 2014년 10월) 평균 월세는 이전 1년 간(2012년 11월 ~ 2013년 10월) 평균 월세 326만원에서 4만원 더 오른 330만원으로 집계돼 이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도별로 보면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매물로 나온 점포들의 평균 월세는 294만원으로 최근 1년 간 평균 월세보다 36만원 낮았다. 조사기간 중 최저점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의 기간으로 이때 평균 월세는 256만원이었다.
구체적으로 서울 25개 구 중 최근 1년 간 평균 월세가 이전 1년에 비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중구였다. 중구 소재 점포의 최근 1년 간 평균 월세는 627만원으로 이전 1년 간 평균에서 262만원 더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구에는 국제적 쇼핑지구로 발돋움한 명동 상권, 거대 복합 상권으로 자라난 을지로와 충무로 상권이 자리하고 있다.
중구 소재 상권의 경우, 일주일 내내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복합 상권을 선호하는 자영업자와 명동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플래그샵 임차수요가 늘어나면서 지역 내 점포 월세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구 다음으로 평균 월세가 많이 오른 곳은 도봉구였다. 최근 1년 간 도봉구 소재 점포 월세는 이전 1년 간 평균 월세 218만원에서 84만원 더 오른 302만원으로 집계됐다.
도봉구는 서울에서도 외곽에 치우쳐 있어 상권 발달 정도가 미미했으나, 대신 점포 월세도 서울 평균값(326만원)보다 100만원이나 더 저렴했다는 점이 점포 임차수요를 끌어 모았을 것으로 보인다.
때맞춰 시작된 전세대란 여파로 인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도봉구로 상당수 전세입자들이 이주함에 따라 지역 내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월세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
이어 중랑구 점포의 평균 월세가 184만원에서 220만원으로 36만원, 강북구가 233만원에서 266만원으로 33만원, 용산구가 267만원에서 298만원으로 31만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그간 점포 월세가 저렴했던 지역에서 오름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형국이다.
반면 25개 중 12개 구에서는 최근 1년 간 점포 월세가 이전 1년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평균 월세 낙폭이 가장 컸던 곳은 강남3구 중 하나인 서초구였다. 최근 1년 간 서초구 점포 월세는 453만원으로 25개 구중 가장 높았지만 1년 만에 66만원이 빠지면서 387만원의 평균 월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어 강동구 소재 점포 월세가 293만원에서 263만원으로 30만원, 강남구가 446만원에서 422만원으로 24만원, 동대문구가 254만원에서 233만원으로, 송파구가 292만원에서 273만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이번 조사결과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자영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점포 임차수요 역시 이 같은 현실을 감안, 월세가 저렴한 지역으로 몰렸음을 시사한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국제 금융위기 이후 상권 위상에 따라 임차수요가 양극화됐던 것과 달리 최근 자영업자들은 월세가 저렴한 점포를 가장 먼저 찾고 있다"며 "이는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투자자들에게도 유의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만 월세가 싸다고 해서 무조건 임차하겠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소한 인수하고 싶은 점포의 입지와 실제 매출액 정보를 확인한 뒤 계약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