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 배경인 부산 국제시장 내 수입잡화점 ‘꽃분이네’가 최근 다시 주목받은 사건이 있었다. 바로 권리금 때문이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꽃분이네를 찾는 방문객이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자 권리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익은 늘지 않고 권리금만 뛰자 감당하지 못한 가게 주인은 한때 영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부산시가 직접 건물주와 중재에 나서 결국 임대료를 약간 올리고 권리금을 낮추는 것으로 합의해 사건은 마무리됐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상가권리금 법제화 등 내용을 담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넉 달 넘게 잠들어 있는 사이 상가시장에 난리가 났다. 법 통과 전에 권리금을 올려 받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서울 시내 주요 상권에서 권리금과 임대료가 껑충 뛴 것이다. 임차인 보호를 위해 권리금 법제화를 추진한 게 ‘풍선효과’로 오히려 임차인 부담만 키운 것이다.
23일 상가정보업체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상가권리금 법제화 방안이 나온 지난해 9월 공급면적 100㎡ 기준 평균 1억1000만원 수준이던 홍익대 인근 상가 권리금은 지난달 말 1억2200만원으로 10.9% 올랐다. 역삼동 역시 같은 기간 평균 7100만원에서 9300만원으로 30.9%나 껑충 뛰었다. 국회는 24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여야 간 쟁점 법안이 많아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