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수도권에 있는 상가 점포의 평균 권리금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0일 상가 정보업체 점포라인이 자사 데이타베이스(DB)에 등록된 서울·수도권 소재 점포 매물 2만 4286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보다 3.56% 하락한 8510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수도권 소재 점포 권리금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과 이듬해인 2009년에도 1억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1억원 아래로 하락하더니 올 들어 더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권리금 하락세는 침체의 골이 깊어진 국내 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점포라인 관계자는 “2012년부터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창업 열풍이 지난해부터 점차 사그러지면서 자영업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든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권리금 하락은 점포 매물 증가와도 관련이 깊다는 게 점포라인 측 설명이다. 올 들어 점포라인에 매매 의뢰된 서울·수도권 점포 매물 수는 2만 4286개로 지난해보다 72.02%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소재 점포가 전년 대비 52.18%(5477개) 늘어 1만 5972개가 매매 의뢰됐다. 평균 권리금도 1년 전보다 1.78% 내린 8691만원이었다. 인천·경기지역은 역대 최다 매물인 8341곳이 쏟아진 가운데 권리금 지난해보다 6.77% 내려 8161만원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경기에 민감하면서도 김영란법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한식점 매물이 급증했다. 올해 매물로 나온 수도권 소재 한식점 매물 수는 2559개로 전년 대비 66.49%(1022개) 늘었고 매물이 몰리면서 권리금도 7846만원으로 전년 대비 18.82%(1819만원) 떨어졌다. 지난해에 32개에 그쳤던 학원도 올해 381개가 매물로 나와 전년 대비 1090% 증가했다. 소규모로 운영되던 학원들이 매물 대다수를 차지했다.
자영업계 유행 업종으로 꼽히는 카페와 커피전문점은 희비가 엇갈렸다. 카페 매물은 지난해 645개에서 올해 1506개로 133.48%(861개), 같은 기간 커피전문점 매물은 1956개에서 2629개로 34.4%(673개) 늘었다. 매물 증가 폭이 큰 카페의 경우 권리금도 8731만원에서 8334만원으로 4.55%(397만원) 내린 반면, 커피전문점은 9688만원에서 1억 1624만원으로 19.98%(1936만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