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창업해야 하나?
- 초연결 시대의 창업 -
최전방 창업
점포라인에서 언급하고 있는 창업 대부분은 소상공 자영업이다. 영업은 어떤 분야든 근무시간이 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다. 특히 자영업은 수당이 확보되는 영업직이나 타 영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이다. 게다가 자본까지 투자해야 한다.
그럼에도 창업해야 할까? 그렇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예비창업자의 자리이며,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의 최전방이기 때문이다. 제과나 세탁, 컴퓨터 수리 등 특별한 기능과 기술, 노하우가 필요한 업종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처음부터 자영업을 목표로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삶의 최전방에서 선택한 창업이 자영업인 것은 여타 창업보다 진입이 쉽고 퇴로가 다소 안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개업과 폐업이 교차하는 전쟁터 같은 지역 상권을 보면, 창업시장에서 살아남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고, 고수익에 사업 확장까지는 요원해 보일 뿐이다. 그렇지만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창업이 가능하고,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폐업도 가능하다. 이런 비유가 다소 극단적이지만 자영업의 진입과 진출 편의성이 창업 최전방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창업 시장 현황
우리나라 자영업 창업은 전통시장과 그 주변에서 시작되었다. 전통시장의 점포 현황으로 전체 창업시장을 진단할 수는 없으나 대략적인 추이를 살펴볼 수 있다. 최근 도시재생 기조에 따라 30대 전후의 젊은 세대들이 전통시장에서 스토리가 있는 창업으로 로컬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데, 이들 세대가 가져오는 시장의 변화는 일반 상권의 변화와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자영업자의 연령 분포를 보자. 베이비부머 세대인 60대와 70대가 선점해 여전히 시장에 상당한 부분을 선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86세대인 40대와 50대는 60, 70대의 분포와 반대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즉, 40대와 70대, 50대와 70대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림 1. 소상공 자영업자 연령분포_2017년 기준
40대는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는 추세로, 50대는 60대와 함께 시장 전면에 포진해 있음을 알 수 있다.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미미한 수준이나마 시장 진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그림 1 참조).
자영업자 평균 연령은 2017년을 기준으로 57.2세다(전국). 지역별로는 서울이 53.7세로 가장 연령대가 낮고, 전남이 62.1세로 가장 연령대가 높다(그림 2 참조).
※ 소상공인진흥공단 통계DB 참조 재작성
그림 2. 소상공 자영업자 평균연령_2017년 기준
창업도 4.0 시대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융합으로 전개될 미래의 산업혁명을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2019년 현재, 디지털 4.0, 비즈니스 4,0, 마켓 4.0, 마케팅 4.0 등 업계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성공적으로 살아내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이제 창업도 4.0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4.0 시대는 초연결 시대다. 대형 상권의 의미는 창업보다는 광고를 위한 안테나 샵으로만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군소상권들은 각각 자신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색을 갖춰야 한다. 그들 상권만의 독특한 문화나 이미지, 정서 등을 나타내야만 상권으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로컬 크리에이터의 시대다. 고객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도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경쟁자가 아니라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트레바리?1)를 벤치마킹하자. 상권이나 업종 간 이너서클을 구성해 구성원끼리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줘야 한다. 나만 살려 하면 결국 나도 죽는다. 함께 살아야 나도 산다. 초연결의 힘으로 상권을 폭넓게 아우르고 큰 영향을 미치면 사업가가 되는 것이다.
성공은 단순한 사건의 반복
나이가 들면 신체 감각, 기억력 등이 확연히 떨어진다. 빠른 신체 능력과 사고력을 가진 젊은 세대들은 실수가 잦다. 그렇지만 다 괜찮다! ‘노안이 오는 것은 멀리 보라는 신의 뜻’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멀리 볼 수 있는 사람과 가까운 곳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뭉치면 된다. 상인연합회를 조직하고 개별 점포 간 경쟁이 아니라 상권 간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상권은 권리금도 높다. 상권 전체의 수준을 올리면 지역 권리금은 덩달아 오른다.
창업 4.0 시대에 성공하려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고객이 만족하길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다.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나아가 고객이 상상도 못했던 경험을 제공하라.” 고객은 이기적인 게 정상이고, 창업자는 이기적인 고객을 만족시켜 성공하는 것이다. 온 국민을 만족시킬 필요는 없다. 자영업이란 내 공간을 이용하는 고객, 이용 가능성이 있는 예비 고객만 만족시키면 된다. 성공은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 인간에게 일어나는 단순한 사건의 반복일 뿐이다.
1) 4개월 이용요금이 20~30만원 안팎인 유료 독서클럽, 50억 투자 유치, 유료회원 4천여 명 등으로 유명하다.
점포라인 연구소장 한 연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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