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환율 급등 여파로 식재료 값이 이 달 들어서만 2~3차례나 소리 소문 없이 오르는 등 경영상 악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선 점주들은 불경기를 이기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부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9월 전에도 10% 이상 올랐는데 10월 달에도 일부 품목 물건 값이 2번이나 올랐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A씨는 “수입 식자재 등 환율이 급등해 따라 오른 품목이 상당하다”며 “매출은 늘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 원가는 높아지니 큰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원가를 한 푼이라도 절감해보려는 점주가 늘고 있다. 심지어는 반찬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1000원을 할인해 주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나올 정도.
역시 안양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B씨는 “밥값으로 4000원을 받고 있지만 경제가 어려워 고객들이 가격이 더 싼 곳만 찾는다”며 “금액을 올려도 모자랄 판이지만 가격을 낮춰야 장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주 메뉴와 밥만 제공하고 반찬을 빼는 대신 1000원을 할인해 주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서울에서 치킨가게를 운영 중인 C씨는 “최근 매출이 워낙 안 좋아 전단지 배포를 좀 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C씨는 현재 역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전단배포를 줄이자 제작비는 굳었지만 매출이 더 떨어지고 있다는 것. C씨는 “악순환에 빠진 것 같다”며 부랴부랴 전단지 제작을 의뢰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체감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일선 점주들의 전언이다.
한 점주는 “자영업자가 수요시장 대비 너무 많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요즘 같아선 장사 접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얼굴에 그늘을 드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