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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08-12-29 조회수 : 1133
불황이 시장에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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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08-12-29 조회수 : 1133
불황이 시장에 남긴 것들

2008년의 최대 이슈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경제 불황’일 것이다. 경제 불황 이슈는 경제적 구원자 이미지가 강했던 이명박 대통령 취임에도 불구하고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터여서 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불황의 충격파는 점포거래 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창업 심리 위축으로 거래 빈도가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매물로 나오는 점포는 말 그대로 폭증했다.
점포라인(www.jumpoline.com) DB에 따르면 2008년 1월 한 달간 등록된 매물은 2694건. 그러나 12월 한 달이 다 차지도 않은 23일, 등록매물 수는 3496건(증가율 29.76%)에 이른다.
매물 폭증세는 불황의 장기화 전망이 속속 등장하던 10월 들어 최고조에 달했다. 10월 한 달간 DB에 등록된 매물은 모두 4663건으로 1월 매물 수 대비 73.09%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는 2007년과 2008년 전체 매물 수를 비교할 때 보다 극명히 드러난다. 2008년 들어 등록된 매물 수는 모두 3만8232건. 이는 2007년 등록된 총 매물(1만2451건) 대비 207.1% 늘어난 수치다.
가게를 내놓는 점주들이 이처럼 폭증하면서 점포거래 시장은 심각한 거래부진 현상을 겪기 시작했다.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장의 밸런스가 급격히 무너져 내린 것.
점포 매매가는 폭락했고 입점 시 지불했던 권리금은 한 푼도 못 건진 채 보증금만 간신히 찾아 폐업한 사례가 속출했다. 무권리 매물도 급증했으며 일부에서는 점포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운영비․월세 명목의 돈 뭉치를 거꾸로 건네는 ‘마이너스 권리금’ 점포도 출현했다.
그러나 불황의 장기화는 점포거래 시장의 긍정적 변화도 함께 이끌어 냈다. 계속되는 거래부진 속에 고질적 병폐로 지적받아오던 권리금 거품이 수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점포 매매가를 높이기 위해 권리금을 실제 수준보다 높여 부르는 것은 업계 일부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이 같은 행태는 점포 시장 거래의 부정적 요소를 키운다는 지적에도 점주들과 업계 일부의 이윤 추구 의지 때문에 근절이 어려웠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비싼 매물은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는 현실 사정이 권리금 시세를 낮췄고 점포 매매 호가는 점차 실제 거래 가격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불황이 자정 노력에도 꿈쩍 않던 ‘권리금 뻥튀기기’를 고치는 극약처방으로 작용한 셈이다.
창업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상당부분 변했다. 무턱대고 창업하는 사람들보다 점포나 자금사정 등 이것저것 재보며 치밀하고 신중하게 준비하는 창업자들이 늘어났다. 준비 없이 창업했다가 장사가 안 되면 곧바로 폐업하는 경향이 짙었던 예전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다. 주지하다시피 치밀히 준비된 창업은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
이 같은 모습들은 불황이 점포거래 시장의 역기능을 제거하고 자연스럽게 순기능을 발휘하도록 주도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불황이 점포거래 시장에 거래부진으로 인한 절망만 가져다 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향후 경기가 긍정적 방향으로 돌아서게 되면 권리금을 둘러싼 판매자와 구매자의 눈치 전쟁도 다시 시작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번 불황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눈치 전쟁의 판도와 기준들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점포거래 시장에 안겨준 의미는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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