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들어서며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점포 시세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올해 점포라인에 매물로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 1만5548개의 가격 정보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대비 3분기 점포 시세가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25개 구 중 1, 2분기 대비 3분기 매매가가 오른 지역은 양천구, 중구, 중랑구 등 3곳으로 그나마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반면 강남 3구, 서대문구, 마포구 등 나머지 22개 구의 점포 시세는 적게는 2~3%에서 많게는 최고 20% 가량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9호선 이슈의 수혜를 받은 양천구. 이 지역의 평균 점포 매매가는 4.94%(1015만원) 오른 1억6517만원을 기록했다. 또 중랑구, 중구도 매매가가 상승했지만 각각 1.81%, 1.31% 오르는 등 상승폭이 크지 않아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반면 나머지 22개 구에서는 매매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매매가 하락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정체 상태에 놓여 있는 강북구였다. 이 지역의 3분기 평균 점포 매매가는 상반기 대비 20.66%(3185만원) 하락한 1억212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성북, 종로, 노원, 성동, 구로, 강동, 용산, 영등포 등 지역이 10% 이상의 매매가 하락률을 보였다. 종로의 경우 상반기 평균 매매가가 2억1211만원에 달했으나 올 3분기 들어서며 1억8210만원으로 14.15% 하락했고 용산과 영등포도 1억5000만원 선의 평균 매매가가 1억3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서울 소재 점포들의 매매가가 이처럼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은 보증금이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들어 점포 보증금이 오른 지역은 서울에서 관악구가 유일하다. 나머지 24개 구 점포들의 평균 보증금은 적게는 2%, 많게는 30% 가까이 급락하며 매매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매매가 하락률이 가장 컸던 강북구의 경우 보증금 하락률이 29.46%(1404만원)에 달했다. 유일하게 보증금이 오른 관악구의 경우도 보증금 상승분(7.73%, 343만원)보다 권리금 하락분(4.3%, 437만원)이 더 커 매매가가 0.64% 하락하며 선방 수준에 머물렀다.
점포라인 정대홍 과장은 “보증금이 하락하는 것은 지난 1년 간 이어져온 경기침체의 여파가 아직 점포시장에 남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매물이 폭증하며 거래 자체가 거의 없었던 지난해 말부터 점포를 빨리 처분하기 위해 보증금을 내린 사례가 많았다”며 “경기회복 전망을 뒷받침할 내수소비 진작 등의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어 비용 부담이 덜한 낮은 보증금의 점포가 여전히 인기매물”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보증금이 저렴하면 추후 점포를 처분할 때 매각 작업이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점포를 얻어 창업하려는 계획이 있다면 보증금 시세가 오르기 전 거래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