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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0-01-12 조회수 : 1645
PC방 먹튀, 가끔은 이런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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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0-01-12 조회수 : 1645
PC방 먹튀, 가끔은 이런 날도 있다

[점포라인뉴스=PNN뉴스/김의석 기자] 전국에는 약 23,000 여개의 PC방이 존재한다.


대다수의 매장이 24시간 운영되기에 업주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에피소드는 매우 많고 다양하다.


PC방에 업주들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돈을 내기 않고 도망가는 흔히 말하는 ‘먹튀’ 문제.


PNN은 먹튀 문제가 업주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가운데 한 블로그에 소개된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PC방을 운영하는 A 업주는 먹튀 문제로 매 달 속을 썩고 있는 가운데 20대 초반의 한 청년을 손님으로 맞이했다.


몇 번의 먹튀로 손님의 행세를 살펴보는 습관이 생긴 A 업주는 그 날도 20대 청년을 살펴보니 왠지 형색이 누추한게 지갑 사정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순박하고 순진하게 생긴 얼굴과 무척이나 맑은 눈동자를 보고 자리를 내주었다.


손님에게 커피를 서비스하고 퇴근한 A 업주는 다음날 오후 출근에도 그 손님을 볼 수 있었다. 손님이 플레이하는 게임의 유저였던 A 업주는 자신 또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몰입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별다른 의심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다음 날 출근한 A 업주는 또 다시 그 손님을 볼 수 있었다. 카운터 PC를 보니 35시간에 근접한 이용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느낌이 이상했던 A 업주는 손님에게 중간 정산을 요구했고 화장실에 다녀온 뒤 계산한다는 대답을 받았다.


손님이 화장실을 간 뒤 지난 시간은 30분. A 업주는 화장실 앞에서 다른 손님들도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니 빨리 나와 달라는 부탁을 했다. 나온 손님의 얼굴을 보니 사색이 되어있고 안절부절 못 하는게 딱 먹튀의 행세.


손님에게 계산할 돈이 없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니 그 청년은 묵묵부답. PC방 업주로써는 가장 곤욕스럽고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야기를 하자고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풀어보니 그 청년은 힘들게 말문을 열었다. 그 청년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청년의 나이는 올해 20. 초등학교때 아버지를 여의고 파출부 생활을 전전하고 계시는 홀어머니 밑에서 힘들게 살아왔다. 청년은 장남이었고 밑에 여동생이 있었는데 생활고에 시달리다보니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지금껏 신문배달, 날품팔이, 노가다, 중소업체 생산직 등 많은 것들을 하며 가장 노릇을 해왔다고 한다.


사춘기가 오다보니 어머니와 자주 싸우고 가출도 많이 했다고 한다. PC방에 오게 된 것도 가출 생활을 전전하다가 돈이 떨어지고 머물 곳을 찾다가 눈에 띄어서 온 것이라고 한다. 나가고 싶었지만 돈도 없고 갈데도 없어 대책없이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믿기지는 않았지만 소리내어 우는 모습을 보고 나니 믿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 A 업주는 청년을 일으키고 좋게 타일렀다.


“PC 이용료는 받지 않을테니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께 사과드리고 아들 노릇을 해라. 다음부터는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면 안된다. 노력하다보면 좋은 날이 있을 것이다. 젊은 니가 나는 참 부럽다”


20살의 청년은 연신 울먹거리며 열심히 일해 돈 벌어서 꼭 갚겠다는 말과 집으로 돌아가 다시는 가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 A 업주는 지갑에서 만원짜리 2장을 꺼내 건내주며 깨끗이 씻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충고했다.


두 달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아침 일찍 청소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라고는 생각은 들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고 손님 중 한명이었거니 생각했다.


“저기 2번 자리에 앉으세요. 재떨이는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가져다 드릴께요. 커피도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그 손님은 A 업주를 보며 씨익 웃어보이더니 말문을 열었다. “사장님. 저 몰라보시겠어요? 두 달 전에 돈도 없이 35시간 넘게 게임하고 간 사람인데. 그때 나중에 돈 벌어서 PC방비 갚을 거라고 했는데...”


A 업주는 그제서야 기억이 났다. 자세히보니 해맑아 보이는 눈동자가 그 때 그 청년임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20살의 청년은 PC방을 나선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현재는 하남 공단에 있는 중소업체에 생산직으로 들어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A 업주에게 밀린 PC방 이용료와 빌려준 2만원을 내밀었다.


A 업주는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동정심으로 했던 것이고 약속을 지킬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찾아와 준 청년을 보니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과 돈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A 업주는 20살의 청년에게 돈은 못받겠고 맛있는 밥 한끼 사달라는 말과 함께 단골 식당으로 들어갔다. 뼈다귀 해장국에 소주 한 잔을 걸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속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A 업주는 PC방을 운영하면서...[기사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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