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급감했던 강남구 소재 점포의 평균 월세가 중구나 종로구 등 핵심 상권이 위치한 지역의 평균 월세 수준을 1년 만에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최근 1년 간 자사 DB에 등록된 매물 중 서울시내 핵심 상권이 위치한 6개 구(종로, 강남, 광진, 서대문, 관악, 중구)의 점포 5572개를 조사한 결과 강남구에 위치한 점포들의 평균 월세가 389만원(평균면적: 158.67㎡)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종로구 점포의 평균 월세가 353만원(평균면적: 152.06㎡), 중구 점포의 평균 월세가 344만원(평균면적: 168.59㎡) 등으로 조사됐다. 광진구와 서대문구, 관악구 점포의 평균 월세는 210~230만원 수준으로 강남구와는 15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1㎡당 월세를 산출해 분석한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소재 점포의 1㎡당 월세는 2만4515만원으로 6개 구역 중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종로구가 2만3213만원, 중구가 2만404원으로 파악됐다. 각각 강남 점포 월세의 94%, 83% 수준이다. 광진구, 서대문구, 관악구 등 지역은 강남구에 비해 55~67%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강남 지역의 점포 월세가 불황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강남 지역은 거주민과 외부 유입인구의 강력한 소비력을 바탕으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임대조건도 국내 최고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불황으로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월세도 자연히 하락했다.
구별 평균월세 변동 추이를 보면 강남구 점포 월세는 조사대상 지역 가운데 월세가 가장 높았으나 하반기로 들어선 이후 종로구와 중구 등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강남의 점포 월세 수준은 지난해 12월 종로구보다 낮았으나 올 2월 들어 연중 최고점을 찍으며 현재까지도 다른 지역의 월세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
일례로 점포라인에 등록된 코엑스몰 1층 매물의 경우 전대차계약 조건으로 나왔음에도 보증금 10억, 월세 7000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이는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의 임대 조건 중 하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처럼 강남구 점포의 월세가 다시 높아지는 것은 경기가 호전되면서 창업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 지역의 점포 임대 사정도 덩달아 좋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같은 월세 인상이 강남지역 점포 시장에 반드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중평이다. 월세가 내려감에 따라 이 지역 점포를 얻으려던 예비창업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월세 증가는 오히려 이 지역 점포시장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월세가 높은 점포는 창업자들이 기피할 수 밖에 없다”며 “최근의 월세 증가 현상은 이 지역 점포의 공실률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글 "PC방, 때 아닌 호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