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김포 상륙에 이어 내륙지역인 충주까지 확산되면서 외식업계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구제역은 돼지나 소 등 발굽이 2개인 동물에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감염되면 동물의 입이나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긴다. 이후 고열이 발생하며 사료를 잘 먹지 못하고 거품 섞인 침을 흘리는 등의 증상으로 진행되다가 구강 점막이나 발톱 사이 피부에 수포가 생기면서 사망한다.
치사율은 5~55%에 달하는 병으로 조직배양 백신을 이용한 예방법이 있을 뿐, 특별한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일단 발생하면 폐사하거나 살아남더라도 생산성이 크게 줄기 때문에 감염된 동물은 모두 살처분 된다.
지난해 발생했던 돼지 독감이나 조류 독감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이같은 전염병 사고는 외식업계의 매출을 뚝 떨어트린다. 대중이 해당 동물의 소비를 기피하기 때문. 지난해 돼지 독감 당시에는 고깃집 매출이 3~40% 가량 떨어진 바 있고 조류 독감 때에는 치킨 관련 점포들의 매출이 격감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속을 끓인 바 있다.
요즘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피해를 받고 있는 업종은 주로 생소고기를 취급하는 육회 전문점. 지난해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한 소고기를 제공한다는 메리트 때문에 고객이 많았지만 구제역 여파로 4월 매출이 격감했다는 호소들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인천에서 육회 전문점을 운영 중인 마 모씨(38. 남)는 "4월이 되면서 이제 좀 매출이 오를 거라 생각했는데 구제역 때문인지 3월 매출보다 안나온다"며 "간신히 현상유지하고 있지만 적자가 아닌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제역이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고 섭씨 50℃ 이상의 온도에서 파괴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잘 알리면 매출 감소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56℃에서 30분, 76℃에서 7초 가열 시 파괴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점포라인 정대홍 과장은 "구제역 이슈는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안심시키는 것이 매출 향상에 보다 효과적"이라며 "위기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구제역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설명해주면서 작은 이벤트를 첨가해 감동을 준다면 오히려 단골손님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