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시원이 창업시장의 새로운 유망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정 자금만 확보되면 창업이 용이할 뿐 아니라 이후 운영 및 관리도 어렵지 않아 은퇴 후 제2의 직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시원의 평균 권리금 역시 상승일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정확한 시장상황 파악을 위해 점포라인이 자사 DB에 등록된 고시원 매물들의 시세 및 매출 등 현황에 대해 분석해봤다.
고시원 권리금, 1년도 안돼 2,000만원 증가
점포거래 전문업체 점포라인이 올 상반기 자사 DB에 등록된 고시원 매물 442개(평균면적: 307.43㎡)를 조사한 결과 서울 및 수도권 소재 고시원 매물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176개, 평균면적: 304.13㎡)에 비해 1876만원(11.53%) 오른 1억814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평균 매매가도 지난해 2억1775만원에서 1691만원(7.77%) 오른 2억3466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보증금은 같은 기간 5506만원에서 5322만원으로3.34%(184만원) 내렸다.
특히 최근의 상승세는 그야말로 경이롭다. 올 상반기 고시원 권리금이 가장 낮았던 시점은 올 2월(122개, 평균면적: 353.72㎡)로 1억7429만원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6월(56개, 277.68㎡)에는 2억779만원으로 집계돼 3350만원(19.2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최근 고시원 창업에 대한 문의가 많아 전문분야를 고시원으로 전환한 현직 에이전트들도 많다”며 “창업 용이성과 사후 운영 및 관리가 쉬워 특히 4~50대의 직장 은퇴자들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매물 증가에도 권리금 오름세, “국민적 유행 조짐”
최근 고시원에 대한 예비창업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고시원 매물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음에도 권리금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통상 특정 업종의 매물이 집중되면 공급과잉 사태로 이어져 시세가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PC방, 스크린골프방 등 유망아이템으로 각광받았던 업종은 대기수요가 풍부해 매물이 쌓이더라도 단기간 내 소진되면서 물량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매물 현황을 보면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 등록된 고시원은 176개.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339개가 시장에 쏟아지며 92.61%(163개)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구체적으로 보면 2월 122건을 기록한 이후 3, 4월을 거치면서 매물이 빠른 속도로 소진됐다. 이후 실제 개정령 통과가 임박한 5~6월 들어 창업수요를 겨냥한 매물이 몰리며 증가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이 기간 동안 평균 권리금은 1억8000만원을 거쳐 2억 779만원까지 올랐다. 고시원이 노래방과 PC방, 스크린골프방 등 ‘국민 창업아이템’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한편 관련 법 개정으로 고시원 거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실제 매출 증가로 증명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대상 매물들의 평균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1월에는 1301만원의 평균 매출을 올렸지만 6월에는 7.68%(100만원) 오른 1401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매출이 유지된다면 예전에 비해 연간 1200만원의 추가 매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고시원 창업, 너도 나도 관심 가지는 이유는?
고시원은 대표적인 시설업종으로 초기 투자가 끝나면 자잘한 하자보수, 총무 1인 인건비, 공과금 등을 제외하면 크게 돈 들어갈 일이 없다. 따라서 일단 창업을 한 뒤에는 창업자의 관리 및 홍보능력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대표적인 시설업으로 PC방이 있지만 고시원은 PC방과는 객단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나 업그레이드 경쟁에서 PC방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고시원 창업 여건도 보다 우호적으로 변했다. 정부는 고시원을 준주택시설로 인정키로 하고 신축할 경우 국가기금을 활용해 연리 5%의 이율이 적용된 자금을 최장 20년(거치 3년, 상환 17년)간 빌려준다는 내용의 개정령 시행안을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최근 고시원 권리금이 오르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고시원의 장점들이 예비창업자들에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시작됐지만 제2의 인생을 시작할 마땅한 업종이 없어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동안은 PC방, 휘트니스 센터 등이 거의 유이한 대안으로 꼽혀왔지만 이들 업종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쟁도 치열해진 상태. 베이비붐 세대들은 평생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제2의 인생에서는 경쟁을 피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고시원 업종의 특성상 치열한 경쟁이 없고 시설업인 만큼 수익도 안정적이어서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대안으로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고시원의 경우 주요 고객이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직장인 등이어서 고객 관리도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에 창업 시 큰 어려움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