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추를 포함해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나라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농수산물을 매일 사용하는 한식점, 고깃집, 레스토랑 등 음식업종 점주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일각에서는 보릿고개가 따로 없다는 비명까지 나오고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감자탕 집을 운영 중인 김 모씨는 "감자탕에 꼭 필요한 배추 우거지가 박스당 5천원에서 3만5천원으로 7배 올랐다"며 "이건 정말 장사를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점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은평구에서 닭갈비 집을 운영 중인 박 모씨는 "닭갈비 2인분이든 5인분이든 테이블에 나가는 상추는 5~10장이 전부"라고 말했다. 박 씨는 "손님들도 농수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걸 아셔서인지 아예 추가 요구를 안하거나 이전과 달리 미안해하며 더 달라고 할 정도"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서민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배추값이 폭등하면서 김장비용이 4배 이상으로 뛸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 30일 현재 배추값은 포기당 1만2000원~1만3000원 선. 지난해에는 포기당 2000원이면 살 수 있었다. 20포기 김장이라고 가정할 경우 배추값만 6배 이상 오른다. 부재료값에는 큰 변동이 없어 전체적인 김장비용 상승폭은 4배 전후로 추정된다.
사정이 이쯤 되자 정부가 나섰다. 국세청은 최근의 농수산물 가격 급등이 이상기후로 인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보고 농수산물 유통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 김연근 조사국장은 "최근 농수산물 유통 과정에 왜곡을 가해서 서민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관련 도매업자, 창고업자 등 유통업체 전반에 걸쳐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농수산물은 모두 원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요즘처럼 가격이 크게 오르면 자영업계 입장에서는 단순 매출부진 뿐만 아니라 점포거래까지 일부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이번 사태는 점주 개개인이 대응하기에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으므로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다른 부분에서의 원가절감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