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발 구제역이 수도권과 경기 북부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축산농가의 피해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고깃집 등 일부 업종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제역은 발굽이 2개인 소나 돼지 등의 입,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긴 후 고열로 인한 사망에 이르는 병으로 치사율이 최대 55%에 달하는 가축의 제1종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이 병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일단 감염됐거나 감염된 동물과 접촉한 동물은 모두 살처분 후 소각하거나 매장한다. 인수공통 전염병이 아니어서 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
현재 구제역에 감염된 소나 돼지고기가 시중에 유통되는 일은 없다. 도축 전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살피고 감염된 소는 도축 과정으로 넘어가지 않기 때문. 또 이 바이러스는 고기가 예냉과정을 거쳐 숙성됨에 따라 사멸하며 50℃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바이러스가 파괴되기 때문에 판매에는 큰 영향이 없다.
문제는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판매물량 수급 상황, 원가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현재 살처분된 소, 돼지만 18만 마리를 넘어선 상태. 게다가 구제역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추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속출하고 있다.
물론 해당 물량의 재고가 계속 유통되기 때문에 당장 어려운 상황으로 비화되지는 않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구제역 파동이 관련 업종으로 밀려올 것은 자명한 사실.
이에 따라 고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한숨을 쉬고 있다. 구제역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공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가축 관련 질환이 유행하면 관련된 업종 매출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부터 유행 조짐을 보이던 육회 전문점은 구제역으로 인해 인기가 사그러든 대표적인 업종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고기를 먹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았으나 때마침 터진 구제역으로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한 바 있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자영업 중 외식업종은 구제역, 조류독감, 광우병 등 가축 질환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음을 최대한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