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경기가 계속 어려운 가운데 수도권에 비해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서울 소재 점포들도 대부분 연초에 비해 권리금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최근 2개월 간 매물로 나온 서울지역 점포 2702개를 올해 1분기(1~3월) 등록된 점포 2448개와 비교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권리금은 점포면적 3.3㎡당 24만3216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1분기 권리금은 3.3㎡당 298만3952원이었으나 2분기 들어서는 274만736원으로 8.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보증금도 124만4226원에서 107만8824원으로 16만5402원(13.29%) 내렸다.
권리금은 입지(바닥권리)와 시설(시설권리) 등 점포 자체의 가치와 점포를 통해 기대 가능한 수익성(영업권리)에 의해 형성되며 경기 상황에 매우 민감한 돈이다.
즉 권리금이 하락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경기불황으로 점포의 매출액이 떨어짐에 따라 점포가 지닌 가치 자체도 하락하고 있다는 것. 현재 자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인들에게는 자산가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조사대상 매물을 25개 구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분명해진다. 25개 구 중 연초에 비해 권리금이 오른 곳은 성동구, 마포구, 서대문구, 노원구 등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1곳의 경우 적게는 7%에서 많게는 53%까지 권리금이 떨어졌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권리금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강북구였다. 이 지역 권리금은 3.3㎡당 474만8872원에서 221만1682원으로 반 토막 났다.
양천구 권리금이 409만4339원에서 210만2330원으로 199만2009원(48.65%) 떨어져 뒤를 이었고 용산구 권리금도 486만6492원에서 296만7328원으로 189만9164원(39.03%) 하락하며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 밖에 강남 3구와 종로구, 광진구 등 자영업이 활발한 주요 지역들도 적게는 8%에서 많게는 27%의 권리금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동구였다. 성동구 권리금은 226만2820원(3.3㎡당)에서 294만3933원으로 68만1123원(30.1%) 올랐다.
이 지역은 왕십리 상권이 쇠퇴한 이후 존재감이 거의 없었지만 지역 내 들어선 아파트단지와 전철역 등 유력 시설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상권이 다수 생겨났다. 단지 주변 상가와 출퇴근 동선의 점포를 중심으로 매출이 오르면서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주변 지역에 비해 저렴한 권리금과 임대료도 상권이 발달한 요인 중 하나. 서울 지역에서도 평균 월세가 100만원 대로 집계되는 지역은 중랑구, 노원구, 성동구 등 3곳 정도다.
성동구 다음으로 권리금이 많이 오른 곳은 마포구였다. 마포구 권리금은 321만6393원에서 387만7175원으로 66만782원(20.54%) 올랐다. 이어 노원구 권리금이 354만9853원에서 364만5555원으로 9만5702원(2.70%) 늘었다.
마포구에는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홍대 상권이 있고 이 밖에도 공덕역 등 오피스 상권도 다수 분포하고 있어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노원구는 중계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청소년층과 주부들의 소비가 활발해 권리금도 올랐다는 평가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일부 대박점포의 경우 입지와 매출 성적에 따라 경기와 무관할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의 점포는 지역 시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권리금 역시 전반적인 하락세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현직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점포를 인수하려는 예비창업자들 역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창업비용을 줄여주겠다거나 매물시세를 올려주겠다는 식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현혹되지 말고 확실한 업체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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