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점포거래 시장은 예년과 달리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출발했다. 내수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이어지며 점포를 얻어 창업하는 자영업자들도 늘었다.
이는 상반기 중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확인 가능한 사실이다. 상반기가 한창이던 지난 4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64만2000명으로 전월 대비 9만 명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바깥으로 비쳐지는 회복세와 달리 실제 자영업계는 매출 부진, 원가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외형적 회복세를 틈타 부쩍 상승한 권리금도 점포 처분을 어렵게 하는 등 점주들을 힘들게 하는 한 요소가 됐다.
올해 초 점포시장은 2008년 이후 가장 활성화된 모습을 보이며 서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부터 내수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에도 힘이 실렸다. 그리고 상반기가 끝난 현재 시세를 보면 겉으로는 이 같은 전망이 그대로 들어맞은 모습이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 조사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소재 매물 8228개(평균면적: 148.76㎡)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평균 권리금은 1억224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등록매물(1만3432개, 152.06㎡)에 비해 20.48%(1491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 평균 보증금도 4310만원에서 14.06%(606만원) 오른 4916만원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점포 매물은 1만3432개에서 8228개로 38.74%(5204개) 감소했다.
이는 자영업계가 호황일 때 접할 수 있는 패턴이다. 매물이 줄고 권리금이 증가했다는 것은 점포영업을 통한 수익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가게를 내놓는 점주가 줄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실상은 겉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 현장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현재 시장은 창업자들이 지출하는 자금 규모에 따라 3억 원 이상 대형매장 또는 1억 원 미만 소형매장으로 양극화 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매장은 수익성 악화, 소자본매장은 매출 부진을 이유로 각각 고전 중이다.
매물을 금액별로 조사한 결과 매매가가 3억 원 이상 매물은 1041개에서 4321개로 3280개(315.08%), 1억원 미만 매물은 336개에서 1377개로 1041개(309.82%) 각각 증가했다.
반면 3억 원 이상 매물의 월평균 수익률은 전년 대비 2%p 이상 감소했고 1억 원 미만 매물의 월평균 매출액은 1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점포라인에 등록된 매물만으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자영업계의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실제 자영업계는 매출부진, 수익성 악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내수소비 부진, 대형 유통사들의 골목상권 진출, 동일업종 내 경쟁 심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