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침체로 불황이 지속되면서 창업자들의 발길이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되는 유력 상권으로 집중되고 있다.
중구, 강서구, 종로구, 동대문구, 서대문구 등 수요가 탄탄한 상권의 권리금은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은평구, 성동구, 성북구 등 유력 상권이 없는 지역의 점포 권리금은 적잖은 폭으로 떨어졌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은 지난 7~8월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매물 1527개(평균면적: 145.45㎡)의 가격 정보를 지난 2분기 매물 2801개(평균면적: 148.76㎡)와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소재 점포들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 2분기 1억1807만원에서 1억2407만원으로 600만원(5.0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특급 상권 보유 여부에 따라서 각 구별 권리금 변동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불경기로 인해 매출이나 수익성이 검증된 상업지역으로 창업 수요가 몰리면서 지역별 권리금 편차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서울 지역 25개 구별 권리금 변동 추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조사기간 중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중구였다. 중구 권리금은 1억4127만원에서 1억8535만원으로 31.2%(4408만원) 올랐다. 주지하다시피 중구에는 국내 최고의 복합 상권, 명동이 자리하고 있다.
목동역 상권과 강서구청 상권이 탄탄한 강서구가 중구의 뒤를 이었다. 2분기 강서구 권리금은 소비 위축으로 8549만원에 머물렀으나 8월 이후 4361만원(51.01%) 오른 1억2910만원의 평균 권리금을 기록했다.
이어서 전통의 종로, 혜화동 상권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삼청동 상권이 건재한 종로구 권리금이 1억4755만원으로 3257만원(28.33%) 올랐고, 유서 깊은 상업지구인 동대문구와 서대문구가 각각 2859만원(33.78%), 2820만원(26.31%) 올라 상위권을 차지했다.
상위 5개 구는 공통적으로 매출과 수익이 안정적인 상권을 보유하고 있어 신규 창업자는 물론 점포를 인수하려는 수요가 집중됨에 따라 권리금이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할만한 유력 상권이 없는 지역은 오히려 권리금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조사기간 중 권리금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은평구였다. 은평구 권리금은 1억448만원에서 5637만원으로 4811만원(46.05%) 내렸다.
은평구에는 연신내역 상권과 불광역 상권이 있지만 인근 뉴타운 및 주거단지 거주민들이 주로 강남이나 홍대 지역으로 나가 소비하기 때문에 상권 규모에 걸맞는 매출 및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은평구 다음으로 권리금이 많이 떨어진 곳은 용산구였다. 용산구는 용산 민자역사 개발이 지지부진하고 전자제품 소비가 인터넷으로 옮겨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이에 따라 권리금도 1억848만원에서 8473만원으로 2375만원(21.89%) 떨어졌다.
이어서 금천구가 1억2350만원에서 1억698만원으로 1652만원(13.38%) 내렸고, 성동구와 성북구도 각각 1517만원(14.43%), 1510만원(15%) 하락했다. 특히 성동구와 성북구는 소비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이렇다 할 시설이나 상권이 없어 자영업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최근 예비창업자나 점포인수 희망자들을 보면 업종뿐만 아니라 지역 선택에 있어서도 보다 안정적인 곳을 택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