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가 실질적인 불경기로 들어선 가운데 자영업계에서도 불경기에 강한 업종들이 대세로 떠오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권리금 등락 현황을 보면 올 3분기에는 주요 고객층, 트렌드, 소비패턴 등 모든 부분에서 불경기의 징후가 명징하게 포착됐고 이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고객 측면에서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선호하는 업종의 권리금이 올랐고, 소비패턴 측면에서 볼 때는 불경기가 되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갑을 닫는 외식업종 권리금이 떨어졌다. 또 트렌드 측면에서는 업종을 불문하고 인지도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들은 자영업계가 이미 불경기에 들어섰고 생존을 위한 체제로 전환했음을 알려주는 지표다. 이에 점포라인은 예비 자영업자들이 창업전략 수립 시 참고할 수 있도록 22개 주요 업종의 권리금 등락 현황과 분석 내용을 소개한다.
1. 불황 대세 업종,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Low risk, High return)”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올 3/4분기 들어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매물 1690개(평균면적: 152.06㎡, 22개 업종)를 2분기 매물 2282개(평균면적: 145.45㎡, 업종 수 동일)와 비교해 분석한 결과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도너츠 전문점이었다.
분석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도너츠 전문점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 2분기 1억5513만원에서 3분기 2억83만원으로 4570만원(2934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1억7678만원)에 비해서도 14%(2405만원) 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도너츠 전문점 권리금이 오른 것에 대해 국내 경기가 실제 불황으로 접어든 가운데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창업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도너츠 전문점은 소비력이 탄탄한 2~30대 여성층이 주요 고객으로 불황에도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데다 각 브랜드마다 확고한 인지도와 충성도를 가지고 있어 리스크가 적으면서도 안정적 수익을 내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도너츠 전문점은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영업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부담이 크다는 단점도 있지만 일단 투자가 되고 난 후에는 일정기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마진율도 크기 때문에 자금 사정만 된다면 해볼 만한 업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너츠 전문점과 함께 권리금이 오른 업종들 역시 대부분 이와 비슷한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너츠 전문점 다음으로 권리금이 많이 오른 업종들은 커피전문점이었다. 이 업종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 2분기 1억5988만원에서 3분기 2억302만원으로 4314만원(26.9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주지하다시피 커피전문점은 올해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종. 연초 업계 일각에서는 커피전문점의 포화 현상으로 매장별 수익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업종의 3분기 매출은 이 같은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2분기 대비 3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여름’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함께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마케팅이 호조를 보이며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어 권리금이 많이 오른 업종은 노래방이었다. 노래방 권리금은 2분기 1억1840만원에서 3분기 1억6094만원으로 4254만원(35.9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률 부분에서는 노래방이 수위를 차지한 셈이다. 노래방은 PC방과 함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서민의 애환을 함께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바 있는 대표적 불황형 업종이다.
이어 제과점 권리금이 2억182만원에서 2억3352만원으로 3170만원(15.71%) 올랐고 전면금연 등의 악재로 위기설이 나돌던 PC방 권리금도 8200만원에서 9867만원으로 1635만원(18.48%) 올라 불황에 강하다는 속설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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