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증가 효과로 때 아닌 호황을 누리던 서울 및 수도권 지역 권리금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상승기간이 길었던 데 따른 조정 국면으로 보고 있다.
14일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최근 4개월(2011년 11월~2012년 2월)간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수도권 소재 점포 권리금을 분석한 결과 2월 평균 권리금은 전월 대비 9.26%(1101만원) 감소한 1억79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4개월 중 가장 낮은 수준.
권리금과 함께 평균 보증금과 평균 월세도 함께 내렸다. 보증금은 4705만원에서 4366만원으로 7.21%(339만원), 월세는 254만원에서 237만원으로 6.69%(17만원) 각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매물들의 권리금 총액을 매물 총 면적으로 나눠 산출한 단위면적(3.3㎡)당 권리금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서울·수도권 소재 점포 매물의 2월 3.3㎡당 권리금은 전월 대비 7.1%(19만6412원) 떨어진 256만9352원으로 집계됐다. 보증금과 월세도 각각 5% 가량 내렸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그칠 줄 모르던 상승세가 2월 들어 권리금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점포거래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은퇴 후 자영업을 대안으로 생각했던 시니어 창업자들이 지난해 들어 급증하며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권리금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며 “최근 일선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창업을 재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로 인해 점포거래 시장 역시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2월 평균 권리금 하락을 주도한 곳은 수도권 지역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대상 매물을 소재 지역별로 나눠 다시 분석한 결과 서울 소재 점포들의 3.3㎡당 권리금은 285만9026원으로 1월 대비 1.5%(4만3668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반면 인천·경기 지역 점포들의 3.3㎡당 권리금은 같은 기간 259만8957원에서 230만3872원으로 11.35%(29만5085원)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 계산으로도 서울 대비 하락폭이 7배 가까이 큰 것.
이처럼 인천·경기 소재 점포 권리금이 떨어진 것은 대체로 지역별 상권 위상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역 내 유력 상권을 보유한 고양시 일산동구(라페스타 상권), 부평구(부평역 상권), 수원시(수원역 상권) 등 일부 지역은 전반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다시 1억 원을 넘어서는 등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 광주나 화성·안성·이천·시흥시 등 유력 상권이 없는 대다수 지역 점포들은 예외 없이 권리금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창환 대표는 “현재 수도권 상황을 보면 몇몇 거대상권이 해당 지역 거주민은 물론 가깝지 않은 지역 거주민까지 끌어들이는 등 중력효과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다만 수도권 상권은 지역개발 계획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서울에 비해 상권 간 위상 변화가 심한 만큼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이 부분에 대한 장기적인 포석도 함께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