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최고점은 매출의 극대화와 직결된다. 권리금은 지리적 위치만큼 중요하다.
유동인구나 고정인구는 곧 ‘돈’이다. 이런 과정은 ‘권리금’의 변동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때문에 임대료 만큼이나 권리금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지는 점포라인과 함께 서울지역 권리금 변동추이를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올해 인기업종을 미리 짚어봤다.
계속된 불황에도 권리금의 상승은 여전했다. 이미 서울의 경우 임대 보증금을 뛰어넘는 곳도 상당수다. 점포거래 기업 점포라인에 따르면 서울에서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명동 상권이 자리한 중구였다. 1억3492만원으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구는 한류열풍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특수로 건재한 상권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인근 기업체 인구 소비가 꾸준히 늘어 불황에도 권리금은 지난해 대비 14.64%(1723만원)올랐다.
종로구 권리금은 1억2691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5.56%(669만원) 올랐다. 종로구는 최근 2~3년 간 침체를 겪었지만 여전히 최고 수준의 유동인구량과 최근 ‘삼청동 길’ 등 지역 내 상권이 재조명 받으면서 새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구로구도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구로구는 디지털단지 중심으로 소비량이 늘고 있다. 권리금이 1억2491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39.87%(3561만원) 올랐다. 구로구는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았다.
한류여파 종로·중구 급상승… 강남권은 뒷걸음
강남구는 2010년까지 서울에서 가장 권리금이 높은 곳이지만 중구에 그 자리를 내주고 4번째로 밀려났다. 권리금 자체는 2010년(1억2660만원) 대비 1.82% (227만원) 내리는 데 그쳐 큰 변동이 없었지만 중구나 구로구 권리금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서초구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평균 권리금이 가장 낮았던 곳은 도봉구였다. 도봉구의 연평균 권리금은 835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동대문구 8661만원, 중랑구 8742만원, 은평구 8850만원, 강북구 8949만원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도봉구를 제외하면 2010년에 비해서는 모두 권리금이 올랐다. 지난해 관찰된 자영업자 수 증가 현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제 서울은 권리금 1억원 시대를 맞이했다. 2010년 25개 구 가운데 권리금 1억원이 넘는 지역은 불과 8개였지만 2011년 들어서는 17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 점포의 3.3㎡당 권리금은 293만1743원으로 조사됐다. 2010년까지 하락세로 이어왔던 권리금은 2011년부터 계속 상승세다. 이같이 서울 점포 권리금이 계속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은 자영업자수의 증가 때문이다. 최근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베이버부머 세대 등 은퇴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가114 장경철 이사는 “은퇴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프랜차이즈 업종이다보니 점포를 오픈하는 곳이 늘어난 것 같다”며 “여기에 최근 청년 창업자의 증가도 권리금 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분식점의 권리금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점포라인이 올 1월까지 조사한 결과 분식점 권리금(3.3㎡당)은 지난해 1월 대비 71.32%(94만7110원)오른 227만5065원으로 조사됐다. 분식점의 경우 면적은 적어도 업종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단위면적당 권리금도 타 업종에 비해 매우 높았다. 다음은 제과점으로 지난해 1월 301만1622원에서 올해는 363만4817원으로 62만3194원(20.6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제과점의 권리금이 크게 상승한 것은 은퇴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점 비율도 매우 높고 점포 조건도 까다롭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고 불황에도 튼튼한 업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장 인기 종목인 치킨호포 주점으로 164만4483원에서 185만5497원으로 21만1015원(12.83%)올랐다. 스크린골프방 권리금은 77만6997원에서 97만8235원으로 20만1238원(25.9%)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권리금이 하락한 곳도 있다. 치킨집 권리금은 188만8760원에서 156만4823원으로 32만3937원(17.15%) 내려 업종 중 가장 낙폭이 컸다. 치킨집은 치킨호프와 달리 주류 소비가 잘 일어나지 않고 배달 판매 위주, 진입장벽이 낮아 업소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권리금을 낮춘 이유로 지목됐다.
이어 바(Bar) 권리금은 70만928원에서 45만8337원으로 24만2591원(34.61%), 일식점 권리금은 85만161원에서 65만2834원으로 19만7328원(23.21%)씩 떨어졌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지역별 온도차는 있지만 서울지역 권리금 상승세는 여전했다”며 “예비창업자들이 실제 점포를 얻을 때 지역별 유동인구와 권리금 상승세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기업종 ‘빅3’는 이통·의류·제과매장
올해 가장 인기매장은 이동통신과 의류, 제과점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업종 30개를 뽑아 점포 4076개를 무작위로 추출해 분석한 결과 이동통신, 의류, 제과점 매장은 최근 1년간 권리금 증가율이 다른 업종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권리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이동통신 매장이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권리금이 1700만원(33㎡ 기준)에서 5328만원으로 213.41%(3628만원) 올랐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이동통신 매장 전망도 좋은 편이다. 스마트폰 신제품과 태블릿PC 등 관련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어 시장수요도 좋은 편이다.
다음으로는 의류점이다. 의류는 3800만원(66㎡ 기준)에서 5900만원으로 55.26%(2100만원) 올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쓰러진 대표적인 업종이지만 최근 명동을 시작으로 신사동 가로수길 등 유명 상권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라인 쇼핑몰이 늘어 의류도 하향곡선이 예상됐지만 유명 브랜드를 포함한 상당수 의류점이 일명 ‘패스트 패션’으로 지칭되는 저가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며 온라인과의 가격 차이를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과점은 1년 간 제과점 평균 권리금은 1억8157만원(72㎡기준)에서 2억5772만원으로 41.94%(7615만원) 올랐다. 내수경기가 무너졌지만 은퇴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권리금 상승도 지속적이었다.
올해 역시 은퇴자의 자영업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자영업 시장에서도 다수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최근 1년 간 권리금이 반 토막 나는 등 전망이 어두워 보이는 업종도 늘었다. 대표적인 업종은 레스토랑이나 한식점, 주점 등 외식업종이었다. 상당수 점포에서 권리금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