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위해 강남 소재 점포를 알아보던 최 모씨(여, 26)는 적당한 매물을 찾아 건물주를 찾았다. 최 씨는 그러나 난관에 부딪혔다. 건물주가 외국 거주 중인 미국인이었던 것. 해당 점포는 외국인이 투자 개념으로 한국에 구매해 둔 물건이었다. 물론 흔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사례다.
그렇다면 이런 매물은 임차해도 문제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보증금 지급증명 여부만 확인 가능하다면 문제가 없다.
우선 외국인이 어떤 형태로 국내 부동산을 취득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에 대한 유형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영리활동을 위해 국내법인을 설립하고 부동산을 취득하는 '외국인 투자기업'과 국내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거주 외국인', 외국 명의로 취득하는 '비거주외국인', 그리고 '영주권자'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임차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문의사항을 받는 유형은 '비거주외국인'의 경우이다. 이는 점포가 맘에 들어 계약을 하고 싶어도 건물의 소유주가 국내에 있지 않기 때문에 보증금과 관련한 지급증명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표면적으로 막막하고 당황스럽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내국인 소유의 건물 임차 시에는 보증금을 지불했다는 영수증으로 지급증명을 대체하게 되지만 '비거주외국인' 소유의 건물을 임차할 때에는 보증금 지급증명을 어떻게 받아야 할까. 또 이와 같은 건물을 임차할 때 임차인에게는 별 다른 문제가 없는걸까.
전문가들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98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외국인들도 국내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소유하게 됐지만 건물주가 외국인이라도 국내에서 이 부동산을 관리, 운영하는 주체가 있기 때문에 당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임대차 계약시 등기부등본상의 주인과 계약을 체결했는가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고, 보증금 납부시 은행통장의 보증금 입금내역 확인 등 영수 처리 근거만 확실히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와 관련해 해당 점포를 임차할 때에는 중개업소나 컨설팅업체 등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강남에서도 논현동, 청담동 등 외국인 거주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이 같은 사례가 주로 나오고 있고 이태원 등지에서도 가끔 보고된다"며 "해당 지역 창업을 예비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