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자영업자 수가 급증세를 보이면서 자영업의 근간이 되는 점포거래 시장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비껴갈 수 없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영업을 선택하는 은퇴자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서울 시내 유명상권 소재 점포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월세와 권리금이 오히려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유명 상권은 유동인구량이 타 상권 대비 월등히 많고 또 대부분이 소비를 목적으로 상권을 찾기 때문에 기본 이상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불경기일수록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만큼 유명 상권에 대한 선호도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
실제 주요 상권 중에서도 인지도와 규모, 유동인구량 측면에서 으뜸가는 서울 시내 7대 상권(명동, 홍대, 강남역, 대학로, 신림, 건대입구, 신촌·이대) 소재 점포를 보면 이 같은 흐름은 명확히 감지된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www.junpoline.com)이 올해(2012.01.01~2012.11.26) 매물로 등록된 서울 7대 상권 소재 점포매물 913개를 지난 해(2011.01.01~2011.12.31) 매물 1156개와 비교 분석한 결과, 점포면적 3.3㎡당 월세는 7대 상권 전체에서, 권리금은 7대 상권 중 6곳에서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월세 상승흐름 ‘뚜렷’…명동 27% 올라 최고
구체적으로 보면 점포면적 3.3㎡당 월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명동이었다. 명동 소재 점포의 3.3㎡당 월세는 지난해 10만7800원에서 13만7246원으로 27.32% 올라 7대 상권 중에서도 월세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월세 상승률이 높은 곳은 대학로 상권이었다. 대학로 소재 점포 월세는 지난해 7만5556원에서 올해 8만9737원으로 18.77% 올라 명동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어 강남역 상권 점포 월세가 지난해 8만3472원에서 9만6961원으로 16.16%, 건대입구 상권 점포 월세가 6만2311원에서 6만9691원으로 11.84% 올라 각각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촌/이대 상권은 6만7730원에서 7만3726원으로 8.85%, 홍대 상권은 7만5408원에서 8만1354원으로 7.89%, 신림 상권은 6만4867원에서 6만7105원으로 3.45% 월세가 각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이들 상권 월세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세가 올라도 기꺼이 감수하고 들어오겠다는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점포평가 바로미터 ‘권리금’…대학로 등 6곳에서 ‘UP‘, 신촌·이대만 ’Down’
점포의 수익성 평가 척도인 권리금(3.3㎡ 기준) 역시 7대 상권 중 6대 상권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점포라인에 따르면 7곳 중 권리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대학로 상권이었다. 대학로 상권 소재 점포들의 3.3㎡당 권리금은 지난해 289만908원에서 올해 379만1065원으로 31.14% 올라 상승률 수위를 차지했다. 1층에 자리한 99㎡ 점포라고 가정할 경우 권리금이 2700만원 오른 셈이다.
다음으로 권리금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명동으로 지난해 411만3200원에서 올해 515만7758원으로 25.40% 올랐다. 명동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상권으로 상승률은 2위지만 권리금 수준 자체가 월등히 높다. 이번 조사에서는 타 지역 대비 3.3㎡당 100만원이상 높은 상황으로 집계됐다.
이어 건대입구 권리금이 지난해 324만6310원에서 391만832원으로 20.47%, 홍대 상권 권리금이 334만7153원에서 378만4196원으로 13.06%, 강남역 상권 권리금이 267만9049원에서 296만1872원으로 10.56%, 신림 상권이 300만6600원에서 301만2904원으로 0.21% 각각 올랐다.
반면 신촌/이대 상권의 경우 같은 기간 권리금이 258만9183원에서 254만9936원으로 1.52% 하락한 것으로 조사돼 대조를 이뤘다. 신촌/이대 상권은 이웃한 홍대 상권에 밀려 조금씩 쇠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권리금도 소폭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화여대 방면이 외국인 관광지로 명성을 얻으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이번에 조사한 7대 상권은 서울 시내 여러 상권 중에서도 가장 번화하고 유동인구량이 많은 곳”이라며 “메인 스트릿 1~2층은 기업 로드샵, 메인 스트릿 2~3층이나 상권 내 이면도로 소재 점포는 개인 자영업자들이 핵심 임차수요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김창환 대표는 “자영업을 준비할 때 염두에 둘 것은 창업자 본인이 동원 가능한 자금 수준을 미리 알아두고 여기에 맞춰 점포를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7대 상권이라 해서 모든 점포들이 비싼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 발품을 팔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형편에 맞는 점포를 인수해야 차후 영업 시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