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는 지난 9월부터 신촌지역 교회들과 함께 신촌에 있는 한 모텔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모텔을 인수한 후 이곳에 교회와 기숙사를 새롭게 짓기 위해서다. 신촌엔 모텔 등 숙박업소만 100여개 몰려 있어 서울 대표상권 가운데 모텔이 가장 많은 곳이다.
모텔촌에 기숙사를 건설하려는 이유는 뭘까. 고재용 서대문구 홍보팀장은 “100여개가 넘는 모텔이 난립하다 보니 신촌이 유흥가로 변질됐다”며 “오히려 사람들이 찾기 꺼리는 곳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촌상권을 부활시키기 위해선 모텔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며 “교회와 기숙사를 모텔촌에 지으면 사람들의 발길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촌에 있는 모텔 대부분은 신촌로터리(신촌지하철역)부터 연세대 정문까지 이어진 연세로 안쪽 골목에 있다. 연세로에만 사람들이 붐비고 모텔이 많은 안쪽 골목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는 얘기다. 서대문구는 모텔촌에 교회와 기숙사를 세우면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모텔을 찾는 손님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서울의 핵심 상권이던 신촌은 2000년대 들어 명동 강남역 대학로에 밀리면서 침체를 겪고 있다. 점포 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과 부동산 정보업체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이 올 들어 매물로 등록된 서울 7대 상권 소재 점포 매물을 비교 분석한 결과 신촌의 점포면적 3.3㎡당 월세는 7만3726원이었다. 명동(13만7246원) 강남역(9만6961원) 대학로(8만9737원) 홍익대(8만1354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관할 구청인 서대문구는 신촌상권을 부활시키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서대문구는 모텔촌에 기숙사를 세우는 방안뿐 아니라 공영주차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신촌엔 일부 소규모 주차장만 마련돼 있을 뿐 공영주차장은 한 곳도 없다.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대형 주차장이 필수적이라는 게 서대문구의 설명이다.
문제는 신촌에 공영주차장을 건설할 부지가 없다는 점이다. 당초 서울시와 서대문구는 2010년 신촌 창서초등학교 지하에 주차장을 건설하려고 했지만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는 신촌 현대백화점 주차장을 야간에만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직접 나서 현대백화점 측과 의견을 조율 중이며 협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는 연세로가 보행자, 시내버스, 긴급 차량만 다닐 수 있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된다. 서대문구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을 통해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면 지역 상권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