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식당에 대한 전면 금연 실시가 엉뚱한 풍선 효과를 낳고 있다. 금연 적용이 유예된 소규모 치킨점이나 호프집의 권리금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21일 점포거래 전문업체 점포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현재(20일 기준)까지 약 4개월간 매물로 등록된 23개 업종 2,135개 점포의 권리금을 조사한 결과 치킨점∙호프집의 권리금이 평균 57.38%나 뛰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점∙호프집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11월 1억1,304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억7,790만원으로 두 달 새 6,000만원이나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말 150㎡ 이하 식당과 주점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법이 시행되면서 법 적용이 유예된 소규모 매장으로 수요가 옮겨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점포라인의 한 관계자는 '치킨점이나 호프집은 대부분 80㎡ 이하 소규모 점포여서 금연법 적용이 유예됐다'며 '연말연시에 매출도 증가하면서 권리금이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예 금연 대상에서 제외된 당구장의 권리금 역시 5,179만원에서 6,920만원으로 33.62% 올랐고 법 적용이 한시적으로 유예된 PC방 권리금도 1억133만원에서 1억509만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바닥 면적이 150㎡ 이상인 경우가 많은 고깃집이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퓨전주점 권리금은 같은 기간 20% 가까이 하락했다.
고깃집 권리금은 1억6,679만원에서 1억3,902만원으로 16.65%, 퓨전주점 권리금은 1억4,904만원에서 1억2,119만원으로 18.69% 각각 떨어졌다.
김창환 점포라인 대표는 '경기침체 외에 금연 의무화 등 외부 요인으로 자영업자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라며 '금연이 상권가치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건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