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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3-02-17 조회수 : 6866
용산개발 고래 싸움에 주민·상인 새우등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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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3-02-17 조회수 : 6866
용산개발 고래 싸움에 주민·상인 새우등 터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엎어질 위기다.

사업을 더 끌고 갈 돈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이 한강변 금싸라기 땅 51만5천483㎡에 31조원을 투입해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서부이촌동 집값이 2배 이상 뛰었던 것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용산사업은 내달 12일 만기를 맞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9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쩔쩔매는 처지로 전락했다.

사업 대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서로 '돈을 더 내놓으라'고 악다구니를 쓰는 가운데 개발과 별개로 이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서민들의 고통은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나고 있다.

◇작년 이촌동 대림아파트 매매 '0건' = 서부이촌동 주택은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용산사업에 '한강르네상스'를 끼워 넣으면서 이촌동 주택가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개발구역에서도 주택 거래는 할 수 있지만 사업 초기에는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없었고 지금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중단됐다.

638가구 규모로 이촌동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인 '이촌동 대림아파트' 84㎡는 2008년 3건, 2009년과 2011년 각각 1건씩 팔려 최근 5년간 거래가 5건에 불과하다.

2010년과 작년에는 아예 매매가 없었다.

이 아파트는 통합개발계획 발표 전인 2006년 연간 24건이 거래됐고 당시 집값은 최저 4억2천500만원(2월)에서 최고 7억1천500만원(12월)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1년 뒤인 2007년 8월과 12월 13억원으로 치솟자 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이촌동 H공인의 한 관계자는 "당초 통합개발안이 나온 2007년 8월 31일 이전부터 거주한 주민에게만 국제업무지구 분양권을 준다고 했는데 이 분양권에 웃돈이 붙을 거라는 기대감에 매도자가 없었다"고 전했다.

17일 현재 이 업소에는 대림아파트 84㎡ 매물 1건이 8억3천만원에 나와 있다.

"집주인 빚이 딱 8억3천만원입니다. 이자 부담하기 버거워서 대출금만 갚아주면 집을 넘기려는 거죠. 114㎡ 급매물도 집주인이 빌린 돈 13억원이 매매가예요."

이 단지에 전세를 얻으려면 '개발 사업 진행시 퇴거한다'는 특약 조건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세입자들의 발걸음도 뜸하다.

아파트와 단독·연립주택을 합쳐 2천200여가구에 달하는 이촌동 주민 대다수가 빚에 짓눌리고 있다.

용산사업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이 작년 8월 이촌동 주민들의 대출금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대림아파트는 가구당 평균 4억749만원을 빚지고 월 169만원의 이자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거주민들도 가구당 4억3천156만원을 빌려 매달 179만원의 이자를 냈고 성원·동원·시범·중산아파트 역시 가구당 대출금이 2억원을 웃돌았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빚을 못 갚아 경매에 넘어간 이촌동 아파트는 2007년 28건에서 작년 113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7.12%에서 66.83%로 뚝 떨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부이촌동 주민총연합' 카페 운영자인 정철수씨는 "기약없는 보상만 바라보고 7년째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면서 "사업이 부도나면 소송을 통해 주주들과 서울시의 책임을 묻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용산역 일대 상권 '불 꺼져' = 인근 상인들도 주민 못지않게 괴롭다.

점포거래 전문업체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이촌동 점포매물 건수는 달랑 1건에 그쳤다. 2007년 이후 6년내 최저치다.

이촌동 점포매물은 2007년 8건에서 2008년 27건으로 3배 이상 늘었지만 2010년 9월 삼성물산이 용산사업 대표 주관사 지위와 AMC 지분 45.1%를 내놓는 등 삐걱거리자 2011년 3건, 작년 들어서는 1건으로 감소했다.

2007년 4천62만원이었던 보증금은 작년 2천800만원으로, 321만원이었던 월세는 165만원으로 각각 반토막이 났다. 권리금도 1억2천625만원에서 9천만원으로 줄었다.

용산사업으로 인근 상권이 함께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매물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으니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상인들이 늘었다"면서 "이촌동 상권은 이태원과 한남동 꼼데가르송길 등 유력 상권을 곁에 뒀지만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114는 서울 주요 상권의 임대료 추이를 분석한 결과 용산역(한강로 1∼3가 일대) 상권 1㎡당 월세가 2007년 1분기 2만8천800원에서 작년 4분기 2만4천700원으로 뒷걸음질쳤다고 밝혔다.

이는 훨씬 규모가 작은 영등포역(영등포동 3∼4가 일대) 상권의 최근 월세(3만6천600원)에도 못 미친다.

단지내 상가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윤모(53)씨는 "불경기에 나가는 사람만 있고 들어오는 사람이 없으니 장사가 안 돼 죽을 맛"이라면서 "개발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비하면 수익이 30% 이상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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