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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3-04-08 조회수 : 6759
[Real Estate]요즘 최고 뜨거운 건대 상권…대학 상권에서 고급 복합 상권으로 변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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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3-04-08 조회수 : 6759
[Real Estate]요즘 최고 뜨거운 건대 상권…대학 상권에서 고급 복합 상권으로 변신 中

지난 3월 26일 화요일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 평일임에도 점심시간이 가까워오자 젊은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내 건대입구역 보행로는 발 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찼다. 인근 카페와 화장품숍, 미용실도 젊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저녁이 되자 이번엔 정장 차림의 직장인이 몰린다. 자정이 넘도록 ‘맛의 거리(2번 출구 상가)’의 술집과 음식점은 젊은 사람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새벽 건대입구역 대로변은 이들을 태워 갈 택시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직장인 김수현 씨(35)는 “청담대교만 넘으면 회사가 있는 데다 월 임대료도 강남보다 30만원 정도 싸다. 웬만한 먹거리와 놀거리가 다 있어 밤늦게까지 놀기 편하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건대 상권은 또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과 유모차를 앞세운 젊은 주부들이 건국대학교병원과 롯데백화점이 들어선 스타시티 부근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닌다. 밤 9시가 넘도록 이 부근 패밀리레스토랑과 이마트, 롯데백화점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잠실에 사는 주부 이미연 씨(32)는 “아이들이 어린이대공원 가는 걸 좋아해 주말에 자주 이곳에 오는데 워낙 사람들이 많다 보니 뷔페나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 이용 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건대 상권은 매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평일부터 주말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시간대를 달리하며 몰린다.

요즘 소위 최고로 떴다는 건대 상권은 왕십리, 천호동과 함께 서울 동부권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강남에서 차를 타고 청담대교를 건너 5분만 더 올라가면 ‘차 반 사람 반’인 사거리를 마주하게 된다. 평일 낮 시간에도 건대입구역 근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데다 백화점, 마트, 병원이 사거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교통신호가 바뀔 때면 도로는 인산차해(人山車海)를 이룬다.

1990년대만 해도 건대 상권은 화양리 상권(건국대 후문과 세종대 정문 사이)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화양리에 윤락가와 유흥업소가 무질서하게 들어서자 정부가 단속을 시작했고 청소년 보호구역(1995년)으로 지정된 후 사람들은 건대입구로 발길을 옮겼다. 건대 상권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건 2000년부터다. 청담대교(1999년)와 지하철 7호선(2000년)이 개통되면서 이 지역 유동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현재 건대입구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12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하루 5만명 이상이 건대 상권에서 지갑을 여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정도면 강남역과 압구정역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건대 상권은 한번 유입된 인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소비하는 저수지 상권이다. 대중교통이 뛰어난 데다 상가와 고급 복합쇼핑몰이 입점해 20~30대 젊은 층뿐 아니라 40대 이상 중장년층도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대 상권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건 2007년 스타시티가 완공되면서부터다. 스타시티는 이마트·롯데시네마·롯데백화점·전문쇼핑몰·오피스텔 등의 상업시설과 고급 아파트와 시니어타워 등 주거시설을 갖춘 주상복합단지다. 2002년 건국대 재단법인은 야구장 부지(10만㎡)를 팔아 연면적 40만㎡ 규모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스타시티 프로젝트를 단행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스타시티는 건대 상권 발전의 기폭제가 됐고 배후 주거지 소득 수준도 올라갔다. 건대 상권 주변에 더샵스타시티를 비롯해 두산위브파크, 이수브라운스톤, 이튼타워리버, 트라팰리스 등의 고급 주상복합이 1만가구 가까이 들어섰다. 여기에 오피스텔, 원룸 등 소규모 주거시설도 대거 밀집해 배후 수요가 탄탄하다.

장진택 프라퍼트리 이사는 “건국대에 학생 기숙사가 들어선 이후 주변 오피스텔, 원룸의 주 수요층이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바뀌게 됐는데 구매력을 갖춘 이 직장인들이 상권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국대 기숙사 쿨하우스는 2006년 8월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민간자본 유치 기숙사로 한꺼번에 3000명 이상 생활할 수 있다. 현재 건대 상권 부근 원룸 이용자 10명 중 8명은 직장인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자의 설명이다.

현재 건대 상권은 대학 상권에서 탈피해 복합 상권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스타시티 개발 계기로 소비계층이 20~30대에서 40~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정규표 명지공인중개사 대표는 “인근 자양동과 성수동, 구의동 주민은 물론 요즘엔 잠실에서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건대 상권의 주 소비층은 중고생과 대학생이었다. 건국대와 세종대, 한양대 학생은 물론이고 자양중고, 건대사대부중고생이 이곳으로 몰렸다. 소비 수준이 낮다 보니 상권도 중저가 위주로 발달했다. 지하철 2번 출구에서 나온 상권(맛의 거리)이 그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 스타시티 입주자와 병원 이용객이 늘면서 고급 상권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상권분석기관인 나이스비즈맵에 분석(건대 상권 주요 소매업종 소비자의 연령대별 증가율)을 의뢰한 결과 지난해 50대(25.3%), 20대 이하(14.5%), 40대(14%)순으로 연령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연령층의 소비자가 2011년보다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스포츠센터(170%), 인터넷PC방(121%), 신발(78%), 생활용품점(47%), 한의원(41%), 소주방·포장마차(38%), 사진관(36%), 내과·외과(35%)순으로 높게 성장했다(표 참조).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중저가 외식업종이 성장하면서도 여가와 소매, 의료업종 등 중장년층이 소비하는 업종이 동시에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즉, 건대 상권이 대학가 상권에서 다양한 계층이 유입되는 복합 상권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대 상권은 지하철역 입구에 따라 성격이 다른 팔색조 같은 모습이다. 지하철역 2번 출구 인근엔 먹자골목이, 반대편 5번 출구는 로데오 패션거리와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다. 3번과 4번 출구는 건대병원과 스타시티를 중심으로 하는 고급 신상권이 자리한다.

건대입구역 2번 출구는 만남의 장소로 통한다. 전체적으로 가격대가 낮다 보니 중저가 브랜드들이 인기다. 버거킹,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 패스트푸드 음식점을 비롯해 술과 안주를 같이 먹을 수 있는 호프와 레스토랑 등이 발달했다. 보통 1층은 주로 고깃집이나 낙지, 회, 닭갈비 등을 파는 음식점이고 2층은 호프, 3층과 지하 1층은 노래방이나 DVD방으로 구성됐다. 저렴한 비용으로 데이트를 즐기는 대학생과 가볍게 술 한잔하려는 직장인들로 저녁이면 만원을 이룬다. PC방과 당구장도 전통적으로 성업 중이다.

어린이대공원 방향 대로변(건대병원 맞은편)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 의류, 화장품, 액세서리 등 잡화점이 즐비하다. 더바디샵, 네이처리퍼블릭 등 화장품 로드숍은 어느 시간대든 손님들로 북적인다. 전체적으로 첨단 유행 브랜드보다 시장에서 이미 한 번 검증된 브랜드가 잘나간다.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커피전문점 간 경쟁도 뜨겁다. 500m 안에 엔제리너스 커피(7곳)와 카페베네(4곳)가 과열경쟁을 벌인다.

상권이 계속 뜨거워지면서 2번 출구 대로변 1층 권리금은 3억5000만~6억원까지 치솟았다. 월 임대료와 보증금도 최고 600만원, 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부동산114 자료). 점포 거래 전문회사인 점포라인에 따르면 최근 건대 상권의 평균 권리금은 2억423만원으로 서울 소재 대학 상권 중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2위인 홍대 상권(평균 1억4125만원)보다 약 6000만원이 더 높은 수준이다. 점포라인 측은 “통상 대학가 상권은 여름과 겨울이면 방학 비수기로 매출이 급감하는데 건대 상권은 대학과 주거·역세권이 결합된 복합 상권이어서 비수기가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권리금이 비싼 만큼 장사가 잘된다는 얘기지만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먹자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임대료와 권리금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고 폐점한 곳도 부지기수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먹자골목에 비슷한 업종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저가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6개월도 못 버티고 폐점하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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