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힙합그룹 리쌍이 세입자와의 건물명도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은 리쌍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보유한 건물 1층 세입자 서 씨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명도 소송 선고에서 "원고(리쌍)은 임대보증금과 이사비용 4490만 원을 지급하고, 피고(서씨)가 건물을 비우지 않을 경우 월 300만 원을 공제하라"고 판결했다. 결국 리쌍의 의도대로 세입자는 가게를 비워줘야 한다.
현행 상가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상가를 빌려 자영업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최초 2년 계약 후 추가로 3년 간 영업기간을 보장한다. 다만 3개월 이상 임차료 연체 등 계약해지 사유가 없어야 하고 월세와 보증금을 통해 산출되는 환산보증금이 3억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세입자 서 씨는 환산보증금 기준을 뛰어넘어 이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재판부는 이날 서 씨가 지난달 20일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서 씨의 임대보증금이 비교적 거액인 점을 보면 어느 정도 재력이 있다고 보이고 임대차보호법의 취지가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각 사유다.
이번 재판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일부에서는 상도덕을 꺼내며 리쌍에게 도의적 잘못이 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처럼 분쟁이 생긴 경우에는 법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상가 임대차보호법의 적용범위 밖에 있는 서 씨는 재판에서 이길 근거가 없다.
다만 서 씨도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건물주가 건물을 팔아넘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임차인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만약 서 씨가 임대차기간을 처음부터 5년으로 정하고 계약서에 명시했더라면 리쌍으로선 서 씨를 명도할 근거가 없었다. 건물을 거래할 경우 양수인은 양도인이 체결한 임대계약을 승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 씨와 전 건물주는 '구두'로만 계약기간 5년에 대해 합의했을 뿐 이를 뒷받침할 문건을 만들어 놓지 않았고 결국 서 씨는 가게를 비워주지 않으면 매달 보증금에서 300만원 씩 깎일 위기에 처했다.
점포라인 관계자는 "계약서에 처음부터 5년을 써놓았다가 영업이 잘 안될 경우 월세 내기도 벅찬 상황이 오기 때문에 대부분 2년 계약을 체결한다"며 "이번 사건도 통상적인 사례로 보이지만 중간에 건물주가 바뀐 것이 변수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 씨 입장에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인근 점포를 구해서 재개업하는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맛집으로 알려진 가게인 만큼 매출도 빠른 시간 안에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