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선호도 1위 업종이던 커피전문점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상승세를 유지하던 커피전문점 권리금이 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자영업자 간 점포거래소 점포라인이 19일 올해 3~4월 매물로 등록된 주요 9개 업종의 서울 소재 점포 888개를 지난해 같은 기간 등록매물 867개와 비교해 분석한 결과, 커피전문점 권리금은 1억6590만원에서 1억4535만원으로 12.4%(2055만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과 4월은 1년 중에서도 점포거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성수기로 이 기간 커피전문점 권리금이 전년동기대비 2000만원 이상 떨어진 것은 통계 산출을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극에 달했던 2011년에도 커피전문점 권리금은 1000만원 가량 떨어지는 데 그쳤다.
커피전문점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높은 마진율과 운영 편의성, 커피 문화의 대중적 확산에 힘입어 2007년부터 급성장했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다수가 시장으로 진입해 가맹점을 대거 유치하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높아진 인기로 커피전문점이 난립하기 시작했고 최근 2~3년 전부터는 업계 내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 이것이 업계 전반의 매출 및 수익성 감소로 이어지면서 권리금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커피전문점이 흔들리면서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로 대표되는 퓨전형태의 주점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자카야는 일본주류인 ‘사케’와 국내 주류를 모두 취급하고, 많은 종류의 음식을 안주로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권리금도 상승세다. 이자카야가 본격적으로 서울 주요 상권에 들어서기 시작한 지난해 1억1283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억6315만원으로 44.6%(5032만원) 상승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이벤트형 주점’도 퓨전주점 권리금 상승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이벤트형 주점은 ‘즉석만남’이나 ‘경품행사’ 등 이벤트에 고객이 참여하도록 유도해 매출을 올리는 새로운 형태의 주점이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시시각각 바뀌는 시대인 만큼 특정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업종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트렌드를 짚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