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원구 소재 한 다가구 주택에 살고 있는 임차인 OOO 씨는 계약 당시 수도에 누수가 있는 것을 알았지만 임대차 계약서에 수리비 부담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 입주 후 집주인과 쌍방 간 수리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전‧월세 계약에 쓰이는 계약서는 법으로 정해진 통일된 형식이 없고, 특히 수리비에 대한 항목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임대인-임차인 간 수리비 항목에 대한 책임이 명시되지 않아 사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임차인이 법의 보호를 받기 힘들었다.
통상 쓰이는 전‧월세 계약서에는 주소지를 비롯해 보증금,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 '비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서울시는 법무부와 공동으로 임대인 및 임차인의 의무와 권리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한 새로운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추가 보급한다고 밝혔다. '13년 6월 발표한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에 ‘분쟁발생 사전방지’를 한층 강화하는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달라지는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는 ▴입주 전‧후 수리비 부담 등 임차인 보호조항 추가 신설 ▴계약서 분량 축소 ▴전자서식 제공 등 3가지가 특징이다.
우선, 임대인-임차인간 분쟁발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리비 부담의 경우 원인규명이 쉽지 않은 만큼 수리가 필요한 시설물 및 비용 부담에 대해 임대차 계약시 미리 합의하면 관련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월세전환가구 증가에 따라 시 임대차 간이분쟁조정제도 조정접수 건수는 '12년 12건에서 '14년 104건으로 2년 사이 9배 가까이 증가 추세다.
예컨대, 임대인과 임차인은 계약서에 따라 ▴임차주택의 수리가 필요한 시설물 유무 ▴수리가 필요한 시설물이 있다면 언제까지 수리가 완료돼야 하는지 ▴약정한 시기가지 미완료시 어떤 식으로 수리비를 부담할지 등을 미리 합의할 수 있다.
계약서 분량도 기존 3장에서 2장으로 간소화하고, 계약 체결시 반드시 알아야할 법령사항은 별지로 구성했다. 기존 표준계약서 이용이 저조했던 이유 가운데 '복잡하기 때문에'가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시는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기존에 종이서식으로만 제공해 일일이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 민간회사와 협력하여 부동산정보망인 ‘부동산렛츠’와 ‘알터’에 전자서식 형태로도 등재한다.
시는 이들 민간 부동산정보망을 통해 표준계약서 이용이 확대되고 향후 타 업체 시스템에도 등재되면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이용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시는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자발적인 이용 확대를 위해 지난 8월부터 매월 1회 홍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는 임차인의 계약 체결부터 종료까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계약 체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권리 순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 등과, ▴계약의 시작 ▴기간 연장 ▴계약의 종료 및 중개수수료 등 계약 내용이 포함돼있다.
임대인의 미납 국세와 확정일자 현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점,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우선변제권의 확보 방법, 세입자가 임대차 기간에 낸 장기수선충당금을 집주인이나 관리사무소에 청구해 받는 방법 등도 명시돼 계약서 조항을 꼼꼼하게 확인하면 당사자 간 사후 분쟁 발생은 물론, 개업공인중개사의 분쟁책임 감소도 기대된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달라진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는 내용은 간소화하면서도 임대인 및 임차인의 의무와 권리 범위를 명확히 규정했기 때문에 임대차 분쟁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보급을 위해 개업공인중개사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한편, 중앙정부에 계약서식의 법제화도 건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