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있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A씨는 대부업체 직원과 함께 은행으로 가 송금받은 돈을 인출했고, 그 자리에서 선이자 명목으로 금액 일부를 현금으로 전달했다. 하지만 대부업체에서는 선이자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송금금액 전체와 그에 따른 이자를 상환하라고 요구했다.
동대문상인 B씨는 동료상인이 통장을 안 가져 왔다며 B씨 통장으로 돈을 대신 받아 줄 것을 요청받고 몇 차례에 돈을 출금 해줬다. 나중에 동료상인이 잠적해버렸고 사채업자들이 B씨 통장으로 입금된 돈 모두와 이자를 갚으라고 했다. B씨는 본인이 쓴 돈은 아니지만, 독촉이 무서워 사채를 이용해 원금과 이자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갚으라는 대로 다 갚았다.
서울시는 최근 일부 대부업체가 선이자 수취 후 이 사실을 부인하며 대부원금 및 이자 전부를 갚으라고 요구하거나, 대신 송금받아 전달했다가 실제 쓰지도 않은 원금 및 이자 상환을 요구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23일(월) <불법사금융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현행법상 선이자를 지불했다면 추후 갚을 금액은 선이자를 제외한 금액과 이를 기초로 계산된 이자임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현금으로 선이자를 대부업자에게 전달, 돈을 준 증거가 남지 않아 대부업자의 불법 청구에 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또 불법 사채업자가 채무자의 현금카드를 넘겨받아 채무자 계좌에서 원금 및 이자를 직접 출금해가는 방식으로 수금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 역시 돈을 갚았다는 증거가 부족해 부당한 청구를 당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사금융을 이용할 때는 등록대부업체라도 무조건 믿지는 말아야 하며, 원금이나 이자를 현금으로 대부업체에 상환하는 것은 피하고 계좌이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증거를 남기라고 당부했다. 특히 사채업자에게 현금카드나 통장을 넘길 경우 자칫 대포통장으로 사용돼 민형사상 책임을 질수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라고 덧붙였다.
업체명이 없는 대출광고지도 조심해야 한다. 서울시는 ‘공식등록업체’,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로고가 인쇄돼 있더라도 구체적인 업체명이 없으면 모두 불법이며, 불법사채광고의 전형적인 수법이므로 속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러한 불법 사금융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문기관‧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피해구제 업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광현 서울시 민생경제과장은 “서울시는 금년을 불법사금융 근절 원년으로 삼고 전방위적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사법경찰관리직무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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