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서울시내 점포 권리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소비가 여전히 침체된 가운데, 메르스 사태가 겹치면서 점포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 간 점포거래소 점포라인(www.jumpoline.com)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상반기에 매물로 나온 점포매물 7만775개를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권리금은 3.3㎡당 253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1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점포 권리금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 204만원(3.3㎡당, 이하 동일)을 기록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오름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통계구축 이후 최고치인 321만원을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 들어 67만9000원 내려앉았다.
2009년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던 보증금과 월세도 나란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서울시내 점포 보증금은 2009년 상반기 92만원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상반기에는 142만원까지 올랐으나 올 상반기 들어 15.7%(22만원) 떨어진 120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월세도 5만7000원에서 8만2000원까지 올랐으나 올 상반기 들어 11.9%(1만원) 내린 7만2000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서울시내 점포 권리금이 올 상반기 들어 20% 이상 하락한 것은 자영업 여건 악화로 인한 창업수요 감소, 내수소비 침체 장기화, 5월 말부터 시작된 메르스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 핵심 상권 권리금도 모두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
점포라인이 올해 들어 매물로 등록된 홍대, 강남역, 신림, 건대입구, 신촌/이대 상권 내 점포 688개를 별도 조사한 결과, 5대 상권 점포 권리금은 모두 지난해(2014년 전체)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5대 상권 중에서도 권리금 하락률이 가장 컸던 곳은 신촌/이대 상권이었다. 이 지역 점포 권리금은 지난해 338만원에서 62.71%(212만원) 떨어진 126만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부터 2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 권리금이 반 토막 났다.
신촌/이대 다음으로 권리금 낙폭이 컸던 곳은 건대입구 상권이었다. 건대입구는 대학가와 전철역, 쇼핑몰과 대형 병원이 몰려있는 복합 상권으로 지난해에는 홍대보다 높은 498만원의 권리금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올해 59.81%(298만원) 감소한 20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어 홍대상권 권리금이 지난해 408만원에서 올해 349만원으로 14.34%(59만원), 강남역 상권이 305만원에서 268만원으로 12.22%(37만원), 신림 상권이 336만원에서 296만원으로 12.1%(40만원) 각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시점이기 때문에 권리금 하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자영업에 진출하려는 예비 창업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업종을 고르지 말고 진입장벽이 높으면서 내부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아이템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권리금이 하락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오히려 점포를 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줄어들 것”이라며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점포는 피하고 매출액과 내점객수가 명확하게 산출되는 점포를 골라 인수받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