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거래 시장이 불황의 그늘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경기 흐름에 민감한 업종별 매물량 변동양상이 이 같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14일 지난해 부동산정보업체 점포라인 DB에 등록된 전국의 점포매물 101개 업종, 2만 8058개를 분석한 결과 불황에 강한 업종의 점포 매물량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 강한 업종은 PC방, 골프연습장, 헬스클럽, 편의점 등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시설업종과 일부 판매업종을 일컫는 것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때도 매출이 줄어들지 않아 예비창업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이들 업종은 큰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해 불황일 때는 매물이 늘어나고 경기 흐름이 양호해지면 자연스레 줄어든다.
불황기였던 지난해 상반기와 경기 흐름이 어느 정도 회복된 지난해 하반기 매물 현황을 보면 이 같은 양상은 더욱 분명해진다.
해당업종 매물 중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PC방으로 나타났다. PC방은 지난해 상반기 5810개가 등록됐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는 3145개로 45.86%(2665개) 줄었다. 안정적인 수익성이 강조되면서 평균 매매가는 1억 1585만원에서 1억 2443만원으로 5.68%(858만원) 증가했다.
아울러 매물 감소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편의점이었다. 편의점 매물은 지난해 상반기 170개가 등록됐지만 하반기에는 41개로 75.88%(129개) 줄었다. 편의점 평균 매출은 꾸준한 양상을 보이며 3656만원에서 3929만원으로 7.46%(273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헬스클럽, 골프연습장 등 시설업종도 매물량이 상당히 줄었다. 헬스클럽은 883건에서 602건으로 31.82%(281개) 줄었고 골프연습장도 525개에서 399개로 24%(126개) 줄었다. 다만 이들 업종의 평균 매출액은 연말 들어 날씨가 추워지며 1~20%가량 줄었다.
이와 함께 경기가 호황일 때 매물량이 증가하는 주류와 외식업종 점포 매물이 하반기 들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물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바(BAR)였다. 바 점포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350개 등록됐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두 배가 넘는 814개(+137.57%)가 매물로 나왔다.
이어 한식점이 948개에서 1283개로 335개(+35.34%), 치킨전문점이 133개에서 403개로 270개(2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관련법 개정으로 합법적 거주시설로 인정받은 고시원 매물이 많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고시원은 지난해 상반기 2개 매물이 등록되는 데 그쳤지만 하반기 들어 251개의 매물이 쏟아지며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최근 점포거래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불황 이전 인기 매물이던 BAR,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스크린골프방 등 인수비용 측면에서 타 업종 대비 높은 점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일선에서 경기 흐름을 체감하는 점주들이 시중 자금의 흐름과 대중의 소비심리 회복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위험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있어 창업시장이 예년 수준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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