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시장이 대목으로 취급되는 3월 중순으로 접어든 가운데 보증금은 오르고 권리금은 떨어지고 있어 기존 점주들의 판매전략 수정이 요구된다.
15일 점포라인에 등록된 점포 매물 1272건의 평균 보증금과 권리금을 조사한 결과 평균 보증금은 월 초에 비해 11.15% 증가했지만 권리금은 9.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은 연중 점포거래가 가장 활발한 시기로 1~2월에 비해 권리금이 상당폭 오르는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보증금이 강세를 보이면서 권리금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점포 시세를 결정하는 요소는 보증금과 권리금으로 대별된다. 총액 1억4000만원의 점포라면 보증금 3000만원에 권리금이 1억1000만원인 식이다. 그런데 여기서 보증금이 오르면 점주는 총액을 올리가 어려워 권리금을 깎아줘야 한다. 점포 구입자는 최대한 낮은 가격에서 점포를 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점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자영업자들 뿐만 아니라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건물주들도 보증금을 올리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5월까지는 내수 소비가 활발해 자영업 환경도 매우 좋기 때문에 3월에는 점포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권리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가 건물주가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바람에 계약이 깨진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PC방을 물색해 계약하려던 최 모씨(41, 남)는 권리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뒤 임대차계약을 위해 건물주를 만났다가 보증금을 기존에 비해 2000만원 올려달라는 바람에 인수를 포기했다.
최 씨는 "3월에는 권리금보다 보증금이 오른 가게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사전에 알아봤던 곳들도 3월이 되면서 보증금을 조금씩이라도 올린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증금이 오른 상황은 점포 구입자들에게도 득될 것이 없다. 보증금은 한번 지불되면 최소 5년 간은 묶여있는 자금이 되기 때문에 초기 자금사정이 어려운 소자본창업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추후 점포를 매각할 때도 가격 변동이 경직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보증금은 건물주와 임차인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부분으로 가격 조정이 쉽지 않아 점포 매매가를 놓고 조정할 때 선택의 폭을 좁힌다. 권리금은 기존 임차인과 새 임차인 간 거래되는 금액이어서 절충이 자유롭다는 점에 비춰보면 높은 보증금은 자영업자에게 결코 반가운 현상이 아니다.
일례로 보증금이 7000만원, 권리금 5000만원인 점포와 보증금 2000만원, 권리금 1억 원인 점포를 비교해보면 점포 매각이 더 어려운 매물은 보증금 7000만원 짜리다. 합계액은 1억2000만원으로 동일하지만 권리 1억원 짜리 매물이 가격 조정 시 보다 가변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과장은 "보증금에 많은 액수를 묻어두는 것은 불황이 극심할 때 초보창업자들이 본전이라도 건지기 위해 행했던 고육지책"이라며 "자영업 특성 상 점포 운영을 원활히 하고 위기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자금 유동성이 필수인 만큼 점포 선택 시 현명한 기준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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