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주택에서 수익형 상품으로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주택시장의 폭락이 가져온 시대적 흐름이다. 목돈을 들여 아파트를 매입해 몇 년이고 묵혀뒀던 장기 투자 방식이 아파트 가격 하락에 따라 힘을 잃었다. 적은 금액이라도 주머니에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요즘 대세다.
◇수익률 7~8% "나도 임대업자"=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공급에 나선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먼저 누구나 투자 가능하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없다. 주택공급규칙 적용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 전, 수익형 상품으로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또 1~2인 가구는 늘어 수요는 많지만 이들을 위한 주택은 이제 시작 단계라는 점에서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수익률은 7~8%가량으로 예상된다. 도시형생활주택 '제1호'인 한원건설의 '아데나534'의 경우 총 분양가는 1억4900만원이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를 적용받아 7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자는 연 4.7%(시행사가 은행 측과 협의한 집단대출 이자율)정도로 1년에 329만원(월 27만4167원) 정도다. 주변 시세에 따라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을 고정수익으로 잡으면 1년 임대수익은 840만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511만원의 순이익을 챙겨 연간 7.41%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진짜 도시형 생활주택인지 잘 살펴야 한다. 최근 근린생활상가를 개조해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며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개별 등기가 아닌 지분을 갖는 형식으로 진행돼 향후 건물 관리, 리모델링, 재건축 등을 진행할 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둬야 한다.
◇수익률 5~6% "오피스텔,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 저금리시대가 이어지면서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1~2인 가구 증가, 아파트 전세값 상승과 맞물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청약 신청을 받은 인천 남동구 고잔동 에코메트로3차 더타워 오피스텔은 총 282실 모집에 2500여명이 신청, 평균 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작은 면적이었던 전용면적 46㎡형의 경쟁률은 무려 11.54 대 1에 달했다.
고종옥 베스트하우스 대표는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5~6% 가량되는 것이 적당하다"며 "주변 배후시설(산업단지, 대규모공장, 대학교) 확인과 함께 접근성을 고려한 역, 도로 등 교통환경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가 "사거나 빌리거나 가격은 상승 중"= 은퇴 직전 직장인들이 한결같은 소망은 '사장님'이다. 몫 좋은 곳에 빵집, 노래방 등 장사를 하며 노후생활을 즐긴다는 게 이들의 꿈이다. 문제는 어떤 상가에서 장사를 해야 돈을 만질 수 있는가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15개월간 서울 소재 매물 702개(평균면적: 152.07㎡, 152㎡)를 선별해 조사한 권리금 변동현황에 따르면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1월 5025만원이었으나 올해 4월 9300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보증금은 3625만원에서 2897만원으로 728만원(20.08%) 가량 하락했다.
상권을 인정받은 기존 상가를 원하는 이들이 많으며 신규 상가에 입점할 수 있는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근린상가, 단지 내 상가와 같은 생활밀착형 상가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LH의 상가 공급을 시작으로 판교 상가시장과 광교 근린생활용지(상가 등을 지을 수 있는 땅) 등에만 15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시 분양중인 판교 엑스원스테이트, 마크시티는 상가분양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대표적인 상가로 마크시티는 첫날 청약에 300억원이 모였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최근 분양가가 저렴하고 주거단지 인근의 생활밀착형 상가들의 인기가 높다"며 "이같은 상가들은 선임대 상가가 많아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원 경매도 '수익형' = 부동산 시장의 선행시장격인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수익형 부동산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경매포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수도권 상업시설 경매 낙찰가율은 60.6%로 3월(55.5%) 대비 5.1%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72.3% (전월 대비 15.2%↑) △인천 65.2% (1.5%) △경기 55.4% (2.9%)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낙찰된 서울 마포 상수도 비알엘리텔(오피스텔)의 경우 1억3000만원에 감정가가 책정됐으나 한 번 유찰돼 1억400만원에 최저가가 형성됐다. 이에 총 32명이 몰려 감정가보다 높은 1억4100만원에 낙찰됐다.
인천 남동구 간석동 태화에스프리 6층(업무용 오피스텔)은 3500만원에 감정됐으나 이보다 32% 높은 462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 465-31 근린상가는 9억4664만원에 감정가가 나왔으나 10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보다 11% 가량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은 셈이다.
감정가 1억8000만원에 경매에 나온 강동구 명일동 아파트상가 1층(전용 33.5㎡)은 첫 매각기일에 감정가를 넘긴 1억9120만원에 낙찰됐다
반면 지난달 수도권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80.8%로 지난 3월 82.3%에 비해 1.5%p 떨어졌다. 서울도 82.9%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는 78.9%를 기록해 80%선조차 무너졌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보통 상가 경매는 임대수익과 더불어 시세 차익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가격이 많이 떨어져 싸다고 해서 무조건 낙찰을 받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지역의 상권과 임대료 수준, 공실률 등을 따져 철저히 수익성이 있는지 세심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