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점포시장은 경기침체로 인한 시세 하락이 완화됐고 창업 트렌드가 안정에서 수익으로 옮겨가는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점포시장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자영업자 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지만 그만큼 자영업 밀도도 낮아진 것이어서 전반적인 수익성은 오히려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점포라인은 올해 권리금 시세의 변동 추이, 지역 및 업종별 권리매매 시세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한해 점포시장 추세를 정리하고 나아가 2011년 점포거래 시장에 대한 간단한 전망을 기술해본다.
이를 통해 점포라인 고객은 물론 점포거래와 연관성 있는 자영업자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매매에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5. 강남3구·영등포 ‘활짝’, 신촌·이대 ‘울상’
올해 등록된 서울 소재 점포 매물은 1만5927개였다. 이는 지난해 등록된 1만9265개에 비하면 17.32%(3338개) 줄어든 것이다. 여러 지역 중에서도 강남 3구(서초, 송파, 강남)의 회복세가 돋보였다.
25개 구 중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초구였다. 2009년 등록된 서초구 점포(1261개)의 평균 권리금은 1억1356만원이었으나 올해 매물(975개)의 평균 권리금은 1억2328만원으로 972만원(8.56%) 올랐다.
서초구 다음으로 권리금이 오른 곳은 영등포구였다. 지난해 등록된 영등포구 점포(861개)의 평균 권리금은 1억352만원. 올해는 모두 749개의 매물이 등록되면서 1억990만원으로 638만원(6.16%) 올랐다.
이어 송파구가 같은 기간 9475만원에서 1억 원으로 527만원(5.56%) 올랐고 강남구와 도봉구도 각각 1억2389만원에서 1억2899만원으로 510만원(4.12%), 8684만원에서 9176만원으로 492만원(5.67%)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권리금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중구였다. 지난해 중구 매물(440개)의 평균 권리금은 1억4237만원으로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높았다. 그러나 올해 매물(415개)의 평균 권리금은 1억1738만원으로 2499만원(17.55%) 떨어졌다.
중구 다음으로는 강북구 권리금이 많이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강북구 매물의 권리금은 지난해 9407만원(464개)에서 올해 7840만원(411개)으로 1567만원(16.66%) 하락했다.
이어 서대문구가 같은 기간 1억833만원(555개)에서 9497만원(497개)으로 1336만원(12.33%) 내렸고 구로구 역시 1억600만원(628개)에서 9426만원(525개)으로 1174만원(11.08%) 내렸다. 구로구와 인접한 금천구도 9223만원(355개)에서 8158만원(355개)으로 1065만원(11.55%)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 3구와 영등포구 소재 점포 권리금이 오른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지역들에 위치한 상권 자체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 경기 회복 시 가장 먼저 살아날 것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지역 권리금이 올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서초구의 경우 올해 초만 해도 9000만원~1억 선에서 권리금이 움직였으나 7월 이후로는 1억2000만~5000만원 선으로 시세선이 뛰어 올랐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마찬가지다. 강남구는 연초 1억2000만원 하던 권리금이 하반기 한때 1억6000만원까지 올랐고 송파구는 1억1000만원 선이던 권리금이 연말에 접어든 현재 1억6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영등포는 타임스퀘어가 인근 상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케이스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대표는 “한 때 잊혀졌던 영등포 상권이지만 타임스퀘어가 들어섬과 동시에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며 “우려와는 달리 주변 상권까지 되살아나면서 예전의 위상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권리금이 내려간 곳은 대체로 지역 내 상권의 힘이 줄었거나 다른 상권으로 유동인구를 많이 빼앗긴 것으로 분석된다.
중구의 경우 명동 상권이 우뚝하지만 이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인접한 종로 상권으로 유동인구가 유출되면서 권리금도 내림세를 피하지 못했다. 명동 상권 내 점포들은 여전히 평균 2억 원에 육박하는 권리금이 책정돼 있지만 명동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권리금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양극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서대문구에는 신촌과 이대 상권이 있지만 인접한 홍대 상권이 발달하면서 유동인구를 많이 빼앗긴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대 상권은 오후 9~10시 이후로는 문 닫는 점포가 많아 소비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상권의 위상도 많이 퇴색된 상태.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지역별 권리금 격차는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자영업 활성화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라며 '같은 자금으로 더 나은 조건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