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은 영업 중인 점포를 양도·양수할 때 자영업자끼리 주고받는 일종의 프리미엄 비용으로 금액 수준은 점포의 매출 및 수익성과 직결돼 있다. 즉 영업 호조로 매출이 높고 수익성이 좋은 점포일수록 권리금이 높고 반대의 경우는 그만큼 낮다.
그런데 점포 매출이란 것은 서민 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서민의 이용 비중이 절대적인 음식점, 소매점 등이 점포 권리매매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권리금은 국내 실물경기와 정비례 관계에 있으며 자영업계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특정 지역이나 업종의 권리금이 증가한 것은 해당 지역 또는 업종의 영업 상황이 호전됐거나 호전 과정에 있음을 시사한다.
점포라인은 지난 2010년 점포 권리금을 지난 2008~2009년의 권리금 데이터와 비교해 분석함으로써 현 시점의 점포 권리금 시세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해보고 나아가 올해 시장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미리 짚어보기로 한다.
1. 2010년 권리금 증가율, 전년의 1/10도 못 미쳐
지난해 점포라인 DB에 등록된 서울·수도권 소재 매물 2만422개를 조사한 결과 평균 권리금은 1억706만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2008년의 1억332만원에 비하면 3.62%(374만원) 증가한 것이다. 국제 금융위기로 꽁꽁 얼어붙었던 서민 경기가 일단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2009년에 비해서는 0.31%(33만원) 오르는데 그쳐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8년 대비 2009년 권리금이 3.30% 올랐던 점을 상기하면 서민과 자영업자들이 실제로 체감한 지난해 경기는 2009년에 비해 사실상 나아진 게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권리금뿐만 아니라 점포 권리매매 시 주요 기준인 보증금과 월세도 연이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평균 보증금은 2007년 5233만원에서 2008년 4941만원으로 떨어진 후 2009년 4652만원, 2010년 4426만원으로 3년 연속 떨어졌다.
평균 월세 역시 2007년 263만원에서 2008년 255만원으로 떨어졌고 2009년 272만원으로 올랐지만 2010년 들어 249만원으로 다시 내렸다. 2009년 월세가 오른 것도 실제로는 임차 수요를 유치하기 위해 보증금을 내리고 월세를 올린 건물주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지난해 수출 호조, 기업들의 실적 증가 등으로 국내 경제는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했다”면서도 “정작 내수경제를 지탱하는 서민층과 자영업자들에게까지 그 효과가 파급되지는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