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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1-09-01 조회수 : 1716
대형쇼핑몰 등장…주변상권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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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1-09-01 조회수 : 1716
대형쇼핑몰 등장…주변상권 "못살겠다"
“타임스퀘어 앞쪽 식당들은 손님이 많이 올 줄 알고 인테리어까지 싹 다 고쳤는데 오히려 손님이 줄어든 곳이 많아요. 사람들이 한번 (타임스퀘어 안으로)들어가면 안에서 놀지 밖으로 절대 안 나와요.”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맞은편 거리에 있는 B 화장품 가게. 계약직 직원인 정소영 씨는 “여기서 아르바이트한 지 3개월 정도 됐는데 손님이 많이 없다”며 “본사에서 판매량으로 관리 등급을 매기는데 최근 C에서 D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타임스퀘어의 똑같은 브랜드 화장품 가게엔 손님 4~5명이 무리를 지어 화장품을 고르고 있었다. 손님 중 한명은 “여러 매장이 한곳에 있고, 시원하고 편해서 타임스퀘어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시티 처럼 쇼핑과 문화생활을 한 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대형 복합 건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 복합 건물은 최신 시설과 화려한 볼거리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주변 상권은 이들 건물의 ‘빨대 효과(주변 유동인구를 모두 흡수하는 것)’ 때문에 매출이 급감하거나 문을 닫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역 앞에 있는 복합 쇼핑몰 '타임스퀘어'의 전경. /사진=타임스퀘어 제공
◆ “타임스퀘어 생기고 가게 매출 30% 떨어져”

지난 2009년 9월 문을 연 타임스퀘어는 경방이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앞 6만495㎡(1만 27438㎡) 부지에 지은 대규모 쇼핑·문화 공간이다. 구찌·루이뷔통·프라다 등 명품 가게 외에 빈폴, 자라와 같은 유명 의류 브랜드·대형 서점·극장·식당·이마트(139480) (315,000원 ▼ 1,000 -0.32%)등을 갖추고 있다.

타임스퀘어는 개장 직후부터 화제를 모아 개장 2년 만에 서울 서남부권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타임스퀘어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주중엔 15만~20만명, 주말엔 25만명 정도가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길 하나만 건너면 유동 인구는 확 떨어진다. 타임스퀘어 길 건너편에서 H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곽성남 사장은 “처음엔 타임스퀘어 때문에 영등포로 사람들이 몰리면 우리 가게도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타임스퀘어 외에는 잘 가질 않는다”며 “타임스퀘어가 생기고 나서 매출액이 평균 30% 줄었다”고 말했다. 또 “타임스퀘어는 행사나 할인을 많이 해 겹치는 상품이 많은 곳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이 주변에서 화장품 가게 세 곳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타임스퀘어의 내부 모습. 타임스퀘어는 하루 평균 20만명이 몰리며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사진=타임스퀘어 제공
타임스퀘어 근처의 식당과 재래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영등포동에서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김용태 사장은 “타임스퀘어에 들어간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질 않아서 주변 식당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며 “다행히 돼지갈비는 타임스퀘어에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다”고 말했다.

타임스퀘어서 2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김은경 씨는 “타임스퀘어 안에 이마트가 생기면서 손님을 다 빼앗겼다”며 “예전에 하루 70만원을 팔았다면 요즘은 10만~20만원 밖에 못 판다”고 허탈해했다.

재래시장 부근에는 5층 높이의 복합 쇼핑몰이 있지만 문을 연 지 수년이 지나도록 상권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1층의 편의점만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 대형 쇼핑몰과 경쟁 안 하는 업종엔 호재

최근엔 영등포역에서 1.6㎞쯤 떨어진 신도림역에 또 다른 대형 복합쇼핑몰인 ‘디큐브시티’까지 문을 열어 주변 상권이 긴장하고 있다.

디큐브시티에도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 ‘H&M’, ‘자라(ZARA)’, ‘유니클로’가 입점해 있고 뮤지컬 전용극장, 4000여 가지의 메뉴를 갖춘 식당 거리, 홍콩 미슐랭가이드에 소개된 유명 식당, 백화점 등이 있다.

지난 29일 오후 4시쯤 둘러본 디큐브시티엔 젊은 부부와 20대로 북적거렸다. 신도림 ‘대성공인’의 남춘자 실장은 “장기적으로는 주변 상권에 이득이 될 수 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매출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부근에 있는 '디큐브시티'의 전경. 지난달 26일 문을 열면서 주변 상권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디큐브시티 제공
디큐브시티 길 건너편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에서 부대찌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윤준규 씨는 “디큐브시티 안에 똑같은 가게가 있어 손님이 줄어드는 게 체감될 정도”라며 “매출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대형 복합 건물과 경쟁하지 않는 일부 가게들은 상권이 커질 것에 대한 기대감이 강한 모습이었다. 디큐브시티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용진 씨는 “디큐브시티는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데 그 이후에 유흥을 즐길 시설이 없다”며 “유동인구가 늘면 장기적으로 매출이 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큐브시티 길 건너편 상가에 있는 T 커피숍의 이혜진 매니저도 “우리 가게는 새벽 1시까지 영업하는데 야간 손님이 1.5배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몰리는 유동 인구가 늘면서 인근에 있는 가게들의 권리금과 보증금은 2년 사이 1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상가 정보업체인 ‘점포라인’이 2009년 8~10월에 타임스퀘어 주변에서 거래된 33개 점포와 올 7~8월에 거래된 21개 점포를 분석한 결과 3.3㎡( 3㎡)당 평균 권리금은 251만원에서 281만원으로 12% 늘었고, 3.3㎡당 보증금은 98만원에서 121만원으로 23% 증가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대형 쇼핑몰이 생기면 유동 인구가 많아져 상권이 활성화되고 권리금도 오르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러나 쇼핑몰과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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